엔게이머즈 내 다른 블로그에서도 나온 얘기지만,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회사 차원의 MT워크샵이 있었습니다. 사내 단합대회 비슷한 거랄까... 매년마다 봄과 여름 사이의 시즌에 있는 연례행사인데, 이번에도 작년(및 재작년)과 동일한 안면도. 그런고로 그동안 포스팅이나 답글이 없었습니다. 음.
...원래는 오늘까지 놀아야 하는 게 사실이고 그래서 회사 내에는 출근자가 거의 없지만, 제 경우 (멍청하게도) 개인 워크시트의 일정표에서 6일에도 뺄 원고를 지정해 둔(...) 탓에, 일정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늦게나마 회사로 나와 원고 쓰고 있습니다(...). 나와서 일하라고 한 사람 아무도 없는데 일하고 있을 때의 이 우울함. 으음.
여기에 더해, 음료수라도 빨려고 편의점을 빙자한 동네슈퍼로 가서 음료수 고르고 있는데, 계산대 앞에 섰을 때 편의점 라디오 스피커에서 음악이 딱 그치면서 이런 멘트가 나오더군요.
"…그런데, 오늘이 휴일인데
출근해서 일하고 계신 분들이
생각보다 꽤 많은 것 같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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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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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뭐라캤나. (뿌득)
누구 말마따나, 절망과 좌절의 대천사 오티엘이 머리 위로 내려앉는 느낌. 으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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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하 화제는 워크샵 관련의 시시껄렁한 개인적 잡담. 회사 내 행사다보니까 여기 사람들 외에는 별로 공감 살 부분도 없을 것 같고, 보여드릴 이쁜 사진도 별로 없고, 사진 함부로 내둘렀다가는 감정적 초상권에 걸릴 것 같아서 두렵기도 하고...... 뭐 여차저차 해서 짧게짧게 사진전 형식으로.
All Images Photographed by Phio, '05.
첫날 도착한 직후의 풍경. 숙소인 민박집은 바다와 인접해 있어서, 비교적 작고 아담한 해변이 바라다보입니다. 그런데 비바람을 동반한 천둥번개......까지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물안개가 무지 자욱하게 끼어 있어서 여름휴가 분위기를 느끼기에는 좀 역부족. 날씨는 체재하던 사흘 중 이틀동안 이랬습니다.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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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렇게 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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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예 이렇게 되기도(...). 거의 [사일런트 힐] 분위기였습니다. 음. 그러고보니 우리 회사에는 [사일런트 힐 4]의 여주인공으로 열연했던 사람도 있...... 음. 이건 옆 잡지 얘기니까 일단 패스. 냥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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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친 김에 한 컷 더. 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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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까지도 (그나마 좀 나아졌지만) 내내 이랬습니다.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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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물이 든 해변 위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스티로폼 한 덩이.
시적인 감상이 솟아나올........리가 없지만,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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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들고 나면서 파도가 뭉치기 때문인지, 해변을 유심히 살펴보니 모래가 뭉쳐 기묘한 모양을 이루고 있습니다. 미물들의 숨구멍도 보이고.
...죄송합니다. 혼자서 이런 거 찍으며 놀았습니다. 저는 사람 찍으려고 카메라 산 게 아니라서. 으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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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다른 쪽에서는 마루에서 (예정된 수순대로) 멀티탭 끼워놓고 위닝하고 있습니다(...). 회사 내에서도 위닝대전은 인기가 좋아서, 워크샵이 있을 때는 꼭 토너먼트가 벌어질 정도.
여담인데, 이번의 경우 한국 대 우즈벡전도 있어서 야밤에 사내 스포츠토토(...)도 있었다는.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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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쪽방은 [철권 5]를 위시한 격투게임방. 참고로 저기 보이는 TV는 회사에서 직접 들고온 것(...).
이 방의 경우 워크샵 기간 내내 풀타임으로 PS2가 돌아가면서 갖가지 격투게임이 가동되는 인기를 누렸습니다. ...쓰고 보니까 작년에도 이랬군요. 그때는 [철권 4]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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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은 아마 다음날의 광경이었던 듯. 작년 워크샵 때의 최고의 히트게임 중 하나였던 보드게임 [루미큐브]가 이번에도 대활약. 저도 작년에 처음 배워 한동안 매우 즐겼기 때문에, 이번에도 즐겁게 끼어들었습니다. 아무리 즐겨도 그다지 싫증이 나지 않고 매번 상황이 천변만화한다는 것이 이 게임 최고의 미덕입니다. 음.
아직 즐겨보지 않으신 분들은 꼭 보드게임방 등에서 찾아서 해 보시길. 4인일 때 가장 재미있습니다. 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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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큐브를 즐기던 중 하도 골때리는 사태를 겪어 한 컷.
루미큐브에는 '등록(register)'이라는 룰이 있는데, 일단 자기가 가진 패에서 총합 30 이상의 런(run)이나 그룹(group)을 일단 만들어 내놓지 못하면 게임에 제대로 참가하지 못하고 계속 매턴마다 패를 하나씩 먹어야 하는(...) 규칙입니다. 이때문에 남들은 신나게 하고 있는데도 자기만 계속 패가 쌓이거나, 역으로 내가 가진 패를 떨구지 못해 남들의 뒷발목을 잡는 형태가 심심찮게 있습니다.
...인데, 스탠드를 꽉 채우고도 등록을 못해 쩔쩔매는 경우는 비교적 드문데도 제가 거기에 걸린 흔치 않은 예. 조커도 두 장이나 계신데도 30이 안 되어서 등록을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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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탄]도 했습니다. 물론 코코캡콤 버전. 냠.
이런 류의 게임은 대개 잘 못 이기는 타입인데, 이번에는 신기하게 딱 한 번 통쾌하게 이기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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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 밤에는 고기파티. 워크샵 때에는 꼭 배불리 먹게 되는 조개구이도 빠질 수 없습니다.
서울에서는 조개구이가 꽤 비싸다는데 그건 잘 모르겠고, 어쨌든 조개가 미칠듯이 많은지라 석쇠에 주욱 부어놓고 아가리가 벌어지면 그대로 초장 찍어 먹는 맛이 일품입니다. 실은 조개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어쨌든 이때는 정말 조개가 싫을 정도로 먹습니다. 냥.
번개탄을 잘못 얹어서 불쇼가 심심찮게 벌어지는 것도 야외 고기파티의 숨은 재미.
술은 잘 안 마시긴 하지만, 확실히 술자리는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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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샵 마지막 날, 오전에 짐 꾸리고 떠나기 직전에 찍은 한 컷.
워크샵 내내 흐리고 잿빛이다가, 마지막 날이 되어서야 햇빛 쨍 하고 비치는 게 참 거시기한 기분.
...정작 사진에는 그리 청명하게 찍힌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뭐 어쨌든. 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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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인데,
블로그 운영하다보니까 확실히 히트수가 신경이 쓰이는 게 사실인지라
조금 막나가는 식의, 혹은 다분히 개인 취향적인 카테고리를 몇 개 더 만들어볼까 생각중입니다. 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