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간히 포스팅 업 안 하는(실은 요즘 플톡을 새로 가입해서 그쪽에서 잡상을 대부분 처리하다보니까 이쪽에 좀 소홀해진 거지만) 이 블로그에, 간만에 좀 거한(?) 포스팅을 새로 만들어볼까 해서 좀 찌그락짜그락하다보니 이제서야 새글이 올라오게 됐습니다. ...역시 게으름은 인류의 적.
작년 1월쯤 나름 여러가지 준비와 모종의 우울한 감정이 쌓여 올렸던 바 있는 포스팅인 일본 속의 한국 게임음악 음반들 Vol.1이, 게재 당시 예상 외로 적지 않은 반향을 이끌어냈고 실제로 몇 군데에 트랙백과 링크까지 걸리는 등 운영자인 저조차 살짝 놀랐을 정도의 피드백이 돌아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이후 대략 1년 반 약간 못 미치는 시절이 지났는데, Vol.1이 나름 장기간 모아왔던 물건들을 한번에 쫙 풀어모으다보니 꽤 거한 포스팅이 되었던 데 비해 그 이후 나온 한국 관련 음반들이 한풀 꺾인 탓도 있어서 추가 포스팅은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어쨌건 보이는 대로 사주고는 있었습니다만.
그러던 차, 마침 이리저리 웹서핑하던 중 이글루스 lanxi님의 게임뮤직 웹링을 발견하여 낼름 가입을 완료(...여기 끼신 분들 중에는 개인적인 지인 분들을 비롯해 이쪽에서 쟁쟁하신 분들이 많아서, 한자리 꼽사리...라는 느낌이지만). 가입도 했고 하니 나름대로의 기념 포스팅을 올려보는 것도 좋겠다 싶어, 모으던 걸로는 좀 부족한 분량이다 싶긴 해도 일단 뚝딱 만들어본 게 이번 포스팅 되겠습니다. 냥.
가입은 아래 배너를 통해. ▼
이번에도 텍스트 분량은 제법 될 듯하므로, more로 끊습니다. 눌러주시면 펼쳐집니다.
참고하세요.
기본적인 본 포스팅의 기조와 목적 등은 지난 Vol.1 포스팅의 연장선상에 있으므로, 아직 읽지 않으신 분들은 먼저 Vol.1부터 읽고 오셔서 계속 보아주시기를 권장합니다.
All Images Photographed by Phio, '07.
[길티기어 이그젝스 샤프리로드] 코리안 버전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 KDSD 00017~18 | 팀 엔터테인먼트 | 3,360엔 | 2003. 11. 6 | 디스크 2매 | 총 55트랙
...지난번 포스팅에서 광님이 지적하셨을 때 '아, 그런 게 나오긴 했었지'라면서 비로소 생각나(...), 결국 얼마 뒤 뒤늦게 주문했던 음반. 당시에는 아직 물량이 남아있긴 했더군요.
뭐 알만한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사이드레이블에 있는 선전문구를 그대로 번역해보자면
GGXX의 어레인지 앨범으로서도 즐길 수 있는 전곡 신규 제작! 한국의 카리스마적 뮤지션 '신헤춀신해철'이 사운드 프로듀스를 담당. 보너스 트랙으로, 일본판 GGXX에 수록되었던 로보 카이의 테마곡과 SE를 특별 추가.
...라는 물건 되겠습니다.
신해철 + 2기 N.EX.T가 참가해 (신해철의 말을 빌면 '일본에서 몇 년간에 걸친 시행착오와 그로 인해 쌓인 노하우를 통해 자리잡은 시리즈의 OST를 단 두 달 만에 뒤집어 엎어버리고 새로운 음악을 만든') 게임의 전곡을 어레인지도 아니고 완전 신규 작업으로 재창조해낸, 세계 비디오 게임 로컬라이즈 역사상 희대의 쾌거(?)를 이룩해낸 역사적 음반이라고나 할까. 이 음반 자체는 국내판 GGXX#R 발매 당시 초회한정 틴케이스판에 서비스 OST 형식으로 동봉되었지만, 일본인들 눈에 신기해보였던지 일본에서는 아예 'KOREAN VERSION'이라는 이름으로 별도 판매되었습니다. 물론 그냥 그대로 팔면 좀 엄하니까(...) 여기에 일본 내에서는 당시 음반화되지 않았던 로보 카이의 테마곡 + 사운드 이펙트를 보너스 트랙으로 합체시켰고. 국내 발매 당시에도 신해철의 음악이 GGXX에 제법 어울린다는 게이머들의 반응이 적지 않았다고 알고 있고, 워낙 국내판에 이것저것 추가된 게 많다보니 당시로서는 드물게 국내판 GGXX#R이 일본에 일부 역수입되어 일본내 해외게임관련 수입샵인 멧세산오 카오스관 등에서 절찬 판매되는(...) 진풍경도 보여주는 등 여러 모로 재미있는 일이 많았던 물건이죠. ...그때는 PS2 정발 시장이 한창 활기넘쳤으니까요. 지금 보면 다 지나간 추억이지만. (먼산)
[A3] 클레어 : So long ~전투의 ANTHEM~ AVCD-31073/B | 에이벡스 | 1,680엔 | 2006. 10. 25 | 디스크 2매(CD+DVD) | CD 4트랙, DVD 약 4분
여기서부터는 Vol.1 포스팅 이후 실시간 구입했던 물건들. 한국의 액토즈소프트가 개발하여 일본에서는 겅호온라인엔터테인먼트가 서비스중인 MMORPG [A3]의 일본 오리지널 테마송 싱글 되겠습니다. 일본 싱글 앨범의 전형적인 구성대로 타이틀곡 1곡과 C/W곡 1곡, 그리고 두 곡의 오프 보컬(instrumental) 트랙이 들어있는 형태인데, 온라인 게임 관련 음반답게 초회판 동봉특전으로 게임 내 아이템 티켓인 '우정의 편지' 쿠폰과 [A3] 스페셜 무비 클립이 든 DVD가 들어있다는 것 정도가 특징. 가수는 에이벡스 소속의 클레어로, C/W곡인 'Feel you in my heart'는 Yahoo! 무비 인터넷 오리지널 드라마 'A짱(Akiba Champion)'의 오프닝 테마송으로도 쓰였다고 하네요. ...가수 홈페이지의 Discography 란에서 찾아보니까 통상판(DVD 없음)은 재킷 이미지도 다르고 들어있는 아이템 쿠폰도 다른 듯('고급 생명의 두루마리'던가). ...나중에 돈 있을 때 하나 더 살까.
겅호는 최근에 국내에 지사도 정식 설립하는 등 국내에도 꽤 알려져 있고, 일본에서는 온라인 게임 관련으로는 톱을 달리고 있는 선두기업이기도 합니다(...사장이 꽤 젊죠 아마). 겅호의 성공은 역시 한국의 [라그나로크 온라인]이 동인층을 중심으로 대히트를 치면서 시작된 것이라, 이래저래 한국 온라인과는 많이 엮여있는 동네이기도 하죠. 그러다보니 마케팅도 활발하고, 이런 식의 타이 업도 진행하고 있다고나 할까. 발매일 보시면 알겠지만 지금 시점에서 봐도 그리 나온 지 오래된 앨범이 아닙니다. 정작 국내에서는 소식 뜸한 것 같지만. 국내에서 처음 A3 런칭했을 때에는 섹시 컨셉이니 3D 누드 이미지 공개니 말도 많았던 것같은데. 냠.
[RF 온라인] THE FORCE OF LOVE / Lia sings for RF online MJCD-20060 | 마벨러스 인터랙티브 | 3,150엔 | 2006. 6. 21 | 디스크 1매 | 12트랙
가격대와 트랙 수를 보시면 알겠지만, 이쪽은 위의 앨범과 비슷하면서도 좀 다른 케이스. 일본에서는 세가가 서비스중인 CCR의 SF MMORPG [RF 온라인]과 가수 Lia의 합작(collaboration)성 앨범으로서, 볼륨 역시 싱글이 아니라 정규 앨범 수준의 12곡입니다(그래서 가격대도 정규 앨범 수준). 단순히 테마곡을 부르는 수준을 넘어서, 일본판 게임 BGM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여러 곡에 보컬 및 코러스로 참가했고, 그 결과물이 음반 하나로 뽑혀 나왔다고 볼 수 있겠네요(그래서 부제도 'Lia sings for RF online').
중요 캐릭터의 테마곡이나 전투 테마곡 등이 들어있어 일종의 미니 OST라는 느낌도 주고 있고, 총 12트랙 중 3트랙을 제외한 전곡에 보컬 및 코러스로 Lia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초회한정 특전으로 어나더 재킷 카드(앨범 커버를 다른 그림으로 교체 가능)가 동봉. 게임을 즐겨본 적이 없어서, 국내판에도 이 음악이 쓰였는지의 여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일본에서의 [RF 온라인]은 일러스트레이터도 일본 자체적으로 만들어 쓰고 있어, 앨범에 들어간 일러스트들도 일본 버전. 어쨌든 이런 식의 상품화도 나옵니다.
[요구르팅]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KDSD-00108~9 | 팀 엔터테인먼트 | 3,465엔 | 2006. 8. 9 | 디스크 2매 | 총 45트랙
국내에는 발매된 적이 없는, 네오위즈의 학원생활 액션 RPG [요구르팅]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일본에서는 겅호가 서비스중이고, 국내에서는 서비스 종료되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에스티바 사이드 / 소월학원 사이드의 디스크 2매로 이루어진 풀피처 사양으로, 초회특전으로서 오리지널 제복 쿠폰이 동봉되어 있습니다. 부클릿이 케이스 앞쪽에, 커버 이미지가 케이스 뒷쪽에 있고 케이스를 뒤집어야 앞면이 보이는 독특한 역전식 디자인을 취하고 있기도 합니다(국내에서는 패닉 3집 'Sea Within' 등이 이런 식의 디자인을 했었죠).
일본 내에서는 겅호가 아키바 계를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푸시하여 나름대로의 반향을 이끌어낸 것으로 알고 있어, 온라인 게임으로서는 드물게 OST 및 설정자료집 등 여러 부가상품이 나오기도 했었습니다. OST 자체는 음반 묘하게 성의없어 보이게 만드는 걸로 알만한 사람들에겐 유명한(...) 팀 엔터테인먼트라서 좀 그냥저냥이긴 한데, 국내에 발매된 적이 없는 국산게임의 풀피처 OST로서의 가치는 충분합니다. 게임에 포함된 원곡 이외에, 이미지 송으로서 여가수 시모츠키 하루카(霜月はるか), 챠타(茶太), 카타기리 렛카(片霧烈火)가 함께 부른 'Love☆Dreamer'가 보너스 트랙 겸으로 들어있습니다. 3명은 막역지우이자 동인음악에서 활동을 시작한 보컬리스트들로, 주로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쪽의 보컬을 자주 맡는 편(카타기리 렛카는 애니메이션판 [쓰르라미 울 적에]의 엔딩 테마곡을 부르기도).
[알투비트] 사운드트랙 SCDC-536 | 해피넷 뮤직 | 2,625엔 | 2006. 7. 26 | 디스크 1매 | 27트랙
국내에서는 네오위즈 제작 시드나인 개발, 일본에서는 네오위즈 저팬이 서비스중인 '달리는 음악게임' [알투비트]의 OST. 국내는 물론 일본과 동남아권 등에서 캐주얼 게임으로서 성과를 올리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쪽은 초회 쿠폰도 없는 정진정명의 OST지만(해피넷 뮤직은 구 사이트론 레이블로서, 음반 자체의 기획력도 좋고 트랙도 그럭저럭 알찬데 묘하게 빈티나게 만드는 스타일이랄까), 마지막 트랙에 보너스 격으로 일본 오리지널의 보컬곡 'You'll be free!'(노래는 시미즈 카오리)가 삽입. 나머지는 국내판에도 서비스되는 곡들의 수록입니다(...제가 알기로는).
재미있는 것은, 음반 뒷면의 인덱스지에 이런 안내문구가 있다는 점.
※ TRACK 06, 08, 16은 개발상의 사정에 의해 mp3 원음을 바탕으로 조정되어 있습니다. 양해해 주십시오.
...추측의 영역입니다만, 아마도 개발사조차 레코딩 원음 데이터를 갖고 있지 않거나 분실한(...) 트랙이라 어쩔 수 없이 게임에 삽입된 MP3 음원을 좀 손봐 넣은 게 아닌가 싶다는 추리가 강하게 드는 대목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류의 자료 보존 및 상품화에 특히 취약한 한국 문화를 감안하면 가능성이 높은.
[나인티 나인 나이츠]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KDSD-00101 | 팀 엔터테인먼트 | 2,940엔 | 2006. 5. 24 | 디스크 1매 | 16트랙
일본의 Q 엔터테인먼트와 국내의 판타그램이 공동 개발하고 마이크로소프트가 전세계 유통을 맡아 국내에서도 화제가 된 Xbox 360 초기의 기대작 [나인티 나인 나이츠]의 OST. ...라고는 해도 음반 제작이 팀 엔터테인먼트인지라 역시나 빈한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지요.
[스페이스 채널 5]나 [Rez], [루미네스] 등 음악으로 유명한 게임들을 다수 프로듀스한 미즈구치 테츠야(水口哲也)가 손댄 게임인지라 음악 쪽에 대한 관심도 높았습니다만, 사실 게임 자체의 OST는 그 흔한 보컬곡도 마땅히 없어서 좀 허전한 느낌이랄까. 전반적으로 클래식 경향이 강한데, 테마곡인 'Theme from NINETY-NINE NIGHTS'는 터키 이스탄불 출신으로 현재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영화음악 컴포저인 Pinar Toprak이 작곡 및 연주를 맡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음악이 묘하게 오리엔탈. 냠.
게임의 메인 테마곡인 'Your Color'는 한일 양국에서 활동중인 보아가 맡긴 했지만, 이게 게임을 위해 따로 작곡된 곡도 아니고 보아의 싱글 앨범 '일곱 색깔의 내일 ~Brand New Beat~'의 C/W곡에 더 가까운지라 이 곡은 OST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뭐, 판권료가 비싼 탓도 있었겠지요. 대중가수의 곡을 게임 테마곡으로 끌어다 쓰는 게임의 경우 판권 부담이나 계약상 문제 등으로, 이렇게 정작 게임 OST에는 해당 곡이 들어가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대표적인 경우가 [테일즈 오브~] 시리즈).
[테일즈 위버]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MJCD-20071~4 | 마벨러스 인터랙티브 | 3,990엔 | 2006. 8. 25 | 디스크 4매 | 총 120트랙
이전 Vol.1 포스팅을 쓰게 만든 큰 원동력 중 하나였던 [마비노기] OST에 뒤이어 마벨러스가 내놓은 한국게임 대용량 OST 시리즈 두 번째인 소프트맥스의 [테일즈 위버] 사운드트랙(일본에서는 넥슨 저팬이 서비스중). CD 4장의 대볼륨으로, 역시 [마비노기] 때와 마찬가지로 초회특전으로 오리지널 펄프 컵받침(coaster)이 들어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테일즈 위버]는 국내에서도 소프트맥스가 OST를 제작해 판매한 적이 있습니다(지금은 아마도 절판일 겁니다). 당시 작곡에 참여한 ESTi님과 Nauts님(두 분 모두, 최근 [디제이맥스 포터블 2]에도 악곡 참여)의 Side별로 CD 1장씩을 구성해, CD 2장에 특제 케이스라는 당시로서는 호화로운 볼륨이었지요. 덕분에 게임은 안 했지만(...) 음반은 산 저같은 사람들도 제법 있었고. 그런데 이번에는 CD 4장. 즉 일본 발매판 쪽이 사실상의 완전판인 겁니다. 음반 발매 사이의 시차가 있으니까 어쩔 수 없긴 한데, 역시나 한국에 사는 게임음악 팬 입장에서는 입맛이 쓴 부분.
전반적으로는 국내 발매판의 CD 2장이 각각 Disc 1~2로 구성되어 있고(트랙 구성도 거의 100% 동일. 국내판의 Disc 2 마지막 트랙은 Disc 4의 1번 트랙으로 이동), 나머지 2장은 이후에 추가되었거나 일본 런칭 후에 덧붙은 일본 오리지널 곡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말 그대로 완전판. 게임의 팬이라면 해외송료를 지불하고서라도 사지 않을 수 없는 구성인 거지요. 여기에 더해, 국내판 음반 발매 이후에 추가된 바다의 게임 테마송 'Beyond'는 영어 버전과 한국어(!) 버전이 모두 이 음반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일본에도 한때 인기가 높았던 S.E.S. 당시를 감안한 배치였을지도. 전곡을 꽉꽉 눌러담은 전형적인 OST라서, 그냥 듣기에는 좀 묘한 느낌. 그러고 보니 꽤 이전에 '애니메이션 프로젝트' 등도 가동했다고 들었는데, 그쪽은 뭔가 DVD 같은 거라도 나왔었나 싶기도. 냠.
[라그나로크 온라인] 사운드트랙 AVCD-23164~5 | 에이벡스 | 3,990엔 | 2006. 12. 27 | 디스크 2매 | 총 47트랙
마지막으로 소개드릴 앨범은, 지난 Vol.1 포스팅에서 첫타를 먹었던 일본 최초의 공식 발매 국산게임 OST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두 번째 정규 사운드트랙(...세 번째라고 해야 하려나). 라그온은 일본에서도 동인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어낸 게임답게 음반이 비교적 자주 나온 편이고 국내에서도 몇 가지가 나와 있는데(국내에 발매된 앨범은 대개 기간한정이었거나 비매품이었지만), 그래서인지 전곡을 풀로 모은 완전판 격의 OST가 나온 적이 없고 이곳저곳 나뉘어서 파편화된 경향이 강합니다. 어레인지 앨범 역시 여기 나왔다 저기 실렸다 하는 식으로 다소 통일성이 부족한 감도 있고.
일본의 경우 (Vol.1에서도 소개했던) 디지큐브 버전의 첫 번째 공식 OST 외에, KAMEX 2003이던가에만 국내에서 5천원에 한정판매했던 TeMP REMIX 버전 스페셜 어레인지 앨범이 소량 일본에 유입된 바 있고(듣기로는 KAMEX 기간에 일본의 팬들이 단체로 원정와서 박스채로 사갔다던가 하는 전설이 있습니다. 뭐 한장 500엔 꼴이니까 일본인 입장에선 매우 싼 거죠. 이후 일본에서는 경매 사이트 등을 통해 초고가로 팔려나갔다고도 합니다), 이후 작년쯤인가 한일미중 4개국 동시 통신판매라는 쾌거를 이룩한(?) 스페셜 앨범 'The Memory of Ragnarok'도 있었죠. 이쪽은 OST라기보단 메모리얼 앨범에 가까운 느낌이지만. 그러던 차에 작년 중반쯤, 이 앨범이 일본의 몇몇 음반 라이브러리 사이트 및 웹몰에 발매예정으로 등재된 걸 발견. 음반도 제법 나왔는데 또 라그온 OST?...라는 놀라움에다, 발매원이 무려 업계 메이저 레이블인 에이벡스라는 것에도 한 번 더 놀랐습니다. 아마 당시 여기에도 포스팅을 한 번 올렸던 걸로 기억합니다만. 이후 이 앨범은 인덱스 하나 공개되지 않은 채 몇 번의 발매연기를 거듭하다, 12월 막판에 비로소 발매가 완료됩니다. 그라비티가 몇 번의 역풍을 거쳐 CI 교체를 한 후 발매된 앨범이라 그런지, 묘하게 그라비티 CI 리뉴얼 후의 디자인 색채가 강한 음반이 되었다고나 할까.
이 앨범은 전곡을 담는다라는 엄밀한 의미에서의 OST는 아닙니다(그래서인지 'Original'은 빠져 있군요). 일종의 베스트 앨범이랄까, 앨범 설명에 따르면 '팬들로부터 지지가 높은 22곡의 음악'을 엄선해 오리지널로서 Disc 1에 수록하고, 이를 전부 8비트 음색(...)으로 어레인지한 스페셜 트랙 22곡을 Disc 2에 수록한 형식입니다(3곡의 스페셜 믹스 트랙이 추가되긴 합니다만). 초회한정 특전으로 '성스러운 마칭 햇' 아이템 쿠폰이 동봉(공격받을 때 일정 확률로 '엔젤러스 Lv.5'가 발동된다던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프론테라의 테마' 등이 빠진 건 좀 아쉽지만, 음반 구성으로는 충분히 신경쓴 흔적이 보이는 양질의 앨범. Disc 1은 CD-EXTRA 사양으로 특제 월페이퍼 파일도 내장되어 있습니다.
일단 현재까지로는, 이 앨범이 일본에서 발매된 가장 최근의 한국게임 관련 음반이 됩니다. 음반 단위가 아니라면, 얼마 전에 발매된 [릿지 레이서 7 다이렉트 오디오]에서 ESTi님의 'Kaleidoscope'가 수록된 게 가장 최근 기록이긴 하지만요.
뭐, 지난번 포스팅은 좀 우울하게 끝맺긴 했지만(...) 어쨌든 이것도 이나라 나름대로의 현실이고, 그래도 어제쯤 국내 최초의 제대로 된 게임음악 콘서트도 열리는 등 조금씩 진보도 하고 있는 건 사실이므로 내일은 오늘과는 다를 거라는 기대 정도는 가져도 좋을 것 같습니다. 따지고 보면 역시 시장 규모 문제이니까 말이죠.
이 시리즈 포스팅의 다음 편을 언제 하게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다음 편은 아마도 (기다리셨을지도 모를?) 한국 게임음악 음반 열전이 될 것 같습니다. 저도 이제까지 나온 모든 음반을 수집했다고는 못하지만 그래도 대략 80% 정도는 되지 않을까 추측될 정도로 나름 열심히 모았고, 아직까지 다른 사이트나 블로그 등에서 한국 게임음악 음반을 총정리한 포스팅이나 기사를 본 기억이 없어서 나름대로의 자료 가치도 있을 것 같고 해서 말이죠. 한다 해도 양이 제법 되어서, 아마 상하편이나 3편 정도로 분절하게 될 듯 합니다만.
그럼, 다음 편(이 나온다면)에서 다시 뵙죠. 한국에서도 무슨 게임이 히트하면 당연하게 OST 등장과 기념 콘서트의 예매를 바랄 수 있는 좋은 시절이 오길 바라며.
Ps. Vol.1/2 포스팅에 소개된 것 이외에, 한국게임에 관련된 해외 게임음악 음반을 알고 계시는 분은 덧글로 제보해 주시면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