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graphed by Phio, '06. / 2월 3일, 삼성동 포스코 센터 1층 로비에서.
며칠 전, 팀 동료들과 함께 (팀내에서는 '뒷집'이라고들 부르는) 모 식당에서 점심식사하러 들렀을 때 우연히 신문을 펼쳐보고는, 고 백남준 씨가 귀천하셨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사실 저도 세상의 많은 사람들처럼 예술을 보는 심미안적 능력은 제로에 가까운 터라, 세간에서 훌륭하다고들 절찬하는 예술작품을 보거나 들어도 별다른 감흥이나 자극이 오지 않는 그저 일반인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훌륭한 예술가들은 그가 남긴 작품 이전에 대개 그의 삶 그 자체가 예술인 경우가 많으니까요. 어쩌면 그것때문에 대중에게 추앙받는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라는 거대한 칭호와 함께, 이미 제가 '국민학교' 다닐 무렵이었던 80년대부터 한국이 배출한 거장의 대접을 받으며 국가적인 추앙을 받던 그였지만, 그정도의 떠받들림을 받고도 그는 그런 명성에 거의 개의치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일본의 동지 예술가와 결혼하고 미국에서 생을 마친 그를, 앞으로 한국인들은 어떻게 기억하게 될까요.
그러고 보니, 슬슬 세계가 알아주는데 정작 국내에서는 외면받는 고 윤이상 씨같은 재외 예술가들도 점차 조명받아야 하지 않을까요. 언론이나 정부나, 늘 예술을 정치적으로 대접하기는 마찬가지이긴 합니다만.
여하튼, 예술을 모르는 그저 일반인에 불과하긴 하지만, 그런 저라도 작은 추모의 포스팅을 올려보고 싶었습니다.
'예술은 사기다'라는 저 유명한 일갈은 아마 영원토록 기억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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