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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G-MIN






Photographed by Phio, '07.



여러 가지 사정(물론 그중 가장 큰 이유는 자금 사정이지만)에 의해, PS3 전용 소프트 단 한 장 없이 PS2 게임들과 DVD 영화(...), 다운로드 게임 등으로 처량한 PS3 라이프(...)를 영위하고 있는 요즘. 월급이 들어오면 하나쯤 살까 생각중이긴 합니다만, 뭐 현재의 PS3 소프트 중 즐길 게 그리 많지 않다는 거야 다들 알만큼 아는 사실이니 당분간은 이렇게 살지 않을까 하네요.

덕분에 PS3 갖다놓고 영화 보고 음악 듣고 가끔 웹서핑(...)도 하면서 나름 즐겁게 지내는 중인데,
그중 최근 재미붙인 것 하나가 다름아닌 Folding@home (FAH) 돌리기입니다.
PS3 사용자라면 다들 아시겠습니다만, FAH는 미국 스탠포드 대학이 전세계적 규모로 진행하고 있는 학술적 목적의 컴퓨터 네트워크 분산처리 계산 프로젝트 되겠습니다. 단백질 접힘에 관한 방대한 계산량을 세계의 컴퓨터 사용자들에 의한 자발적인 처리용량 기부로 충당하여 진행하는데, PC를 포함해 다양한 OS용으로 프로그램이 포팅되어 2000년부터 네트워크를 통한 자원봉사가 지원되고 있고, 여기에 PS3가 펌웨어 1.6버전을 시작으로 합류하여 XMB에 기본으로 프로그램이 내장, PS3 게이머들에게도 자원봉사의 길을 열어준 것입니다.
'게임하려고 산 내 게임기로 비싼 전기세 내줘가며 자원봉사하다니 제정신이냐'라고 성토하시는 인성이 메마른 일부 게이머도 있기는 합니다만(...), 분산처리와 부동소수점 연산에 특화된 CPU를 내장한 게임기답게 프로젝트에 뛰어든 지 3개월이 막 지난(3월 22일부터 가동 개시) 현재 PS3는 FAH 프로젝트 가동 이후 가장 압도적인 연산효율을 자랑하며 단독수위를 차지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 결과는 이 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한데, 전체 참여 CPU 중 10% 남짓에 해당되는 불과 26,773대(7월 2일 기준)의 PS3가 전체 테라플롭스 연산량의 62.5%에 해당하는 485TFLOPS를 제공하고 있습니다[각주:1]. 덕분에 FAH 프로젝트 팀은 지난 3월 31일 피크연산량 1페타플롭스(1,000테라플롭스에 해당)를 능가하는 기록을 세웠다고도 하더군요.

여하튼 전 일개 게이머에 불과하니 그런 어려운 건 잘 모르고(...), 그저 내 게임기가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것에 흥미를 느껴 가끔 가동시키고는 합니다. 주로 야밤에 웹서핑하면서 PS3가 놀고 있을 때 잠시 켜거나, 잠들기 전에 켜고 일어나면 끄는 식으로 돌리고 있네요. 연산은 '시뮬레이션'이라는 단위로 이루어지는데, 대략 메인 서버로부터 시뮬레이션 하나를 받아 연산을 끝내기까지는 약 7시간 반에서 8시간 정도가 소요됩니다(물론 중도 저장 기능 있음). 딱 잠자는 시간 정도면 되죠. 현재 제 PS3는 4 시뮬레이션 정도를 끝냈습니다.
게임기답게 PS3용 FAH는 단순 연산 도중에 간단한 스크린세이버(...)성 화면을 보여주는데, 커다란 지구 모형을 보여주고 여기에 현재 FAH에 동참중인 PS3의 대략적인 위치를 불빛으로 보여줍니다. 그 옆에서는 접힘 연산 과정의 단백질 CG 모형도 눈요기(...)성으로 보여주고 말이죠.
멍하니 쳐다보고 있으면 제법 재미있습니다. 몽환적인 기분이라고나 할까, 세계 여기저기에 PS3가 퍼져있구나...라는 것과 가끔 북한에서도 점등되는(!) 서프라이즈라던가, 이름모를 남국의 섬나라의 불빛 하나부터 미국의 대도시에 벌떼처럼 몰려 있는(...) 불빛까지, 보고 있으면 여러 가지 상상이 솟아나올 정도.

FAH는 팀을 만들고 팀에 소속된 유저들끼리 함께 전적(?)을 쌓을 수도 있어 해외에서는 PS3 관련 포럼이나 유저 커뮤니티 단위로 FAH에 참여하기도 하는데, 이 페이지를 읽고 계시는 PS3 유저들 가운데 많이들 FAH에 동참하셔서 한국 PS3 유저들 단위의 FAH 팀에 가입한다거나... 하는 등의 놀이를 벌여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며칠 전이던가, FAH를 가동시켜 두고 슬금슬금 돌아가는 지구본(...)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다 보니 예전에 이런 비슷한 짓을 해봤던 적이 있는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문득 스쳤습니다.
있기야 있었죠. 윈도우즈 95 이후를 사용하면서부터는 환경상 못 했지만, 예전 아래아 한글 2.5나 3.0 DOS판을 사용하고 있을 때 Life 스크린세이버를 일부러 돌려놓고 멍하니 감상하던 적이 자주 있었으니까요.

90년대 초중반의 아래아 한글 DOS판은 자체적으로 스크린세이버나 애드온 등의 라이브러리 제작을 지원해서 당시 PC통신을 통해 여러 공개 애드온이 개발되기도 했었는데, 당시 DOS판의 기본 포함 스크린세이버 중에는 'Life'라는 괴한 물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돌리면 알 수 없는 빨갛고 노란 수많은 점들이 사이키델릭하게 돌고 펼쳐지고 쑈하는(...) 알 수 없는 화면을 보여주는지라 그 진가를 알지 못하고 지나친 분들도 많으리라 생각합니다만, 실은 이 물건은 이른바 콘웨이의 생명게임(Conway's Game of Life)을 스크린세이버로 구현한 역작이었던 것입니다.

콘웨이의 생명게임은 수학자인 존 콘웨이가 1970년 발표한 유명한 인공생명(Artificial Life) 루틴으로, 인공생명에 관련된 컴퓨터공학 서적을 펼치면 반드시 가장 먼저 언급될 정도로 널리 알려진 알고리즘입니다. 단 몇 줄로 요약되는 매우 간단한 원리를 통해, 특정하게 세팅된 패턴을 입력(이라기보단 배양)시키고 루틴을 가동하는 것만으로 수많은 생명(점)이 탄생하고 멸망하며 거대하고 아름다운 패턴을 만들기도 하고 쇠퇴하여 멸망하기도 하는 등 장엄한 광경을 연산해내지요. 대개의 패턴은 성숙기를 지나 멸망합니다만, 절대로 소멸하지 않는 영생 패턴(대개 소규모)도 제법 있어 이를 관찰하는 재미가 제법입니다.
패턴이 대융성하거나 수많은 패턴으로 쪼개지고, 패턴과 패턴이 충돌하여 전혀 예상외의 방향으로 성장하는 등 그야말로 다양한 변화를 보여주는데, 이를 멀거니 지켜보다보면 여러 오만잡상이 들 정도,



▲ 콘웨이의 루틴에 따른 최초의 무한확장 패턴인 '가스퍼의 글라이더 건(Gosper's Gilder Gun)'. 이 패턴이 무한히 생성해내는 작은 패턴 '글라이더'는 자가이동하는 무한패턴 중에서는 가장 규모가 작다고 알려져 있음.


콘웨이의 생명게임의 원리는 매우 간단합니다. 일단 거대하고 무한한 바둑판을 하나 상정하고, 이 점이 켜지면(on) 살아있는 생명, 꺼지면(off) 죽은 생명으로 간주합니다.
최초의 패턴이 세팅된 후(세팅은 프로그램이 자동 생성하거나 플레이어가 직접 놓음), 이 패턴은 다음과 같은 규칙에 따라 변화하여 다음 세대(generation)로 넘어갑니다.

  • 죽은 생명 하나의 주변 8칸(이웃)에 3개의 산 생명이 있을 경우 그 생명은 살아난다(태어난다).
  • 산 생명 하나의 이웃에 2 혹은 3개의 산 생명이 있으면 그 생명은 다음 세대에서도 죽지 않는다.
  • 산 생명 하나의 이웃에 1 이하, 혹은 4 이상의 산 생명이 있을 경우 그 생명은 '고독', 혹은 '과잉'으로 죽는다.
게임은 게임이지만 플레이어는 최초의 패턴 세팅 외에는 일체 간섭할 수 없기 때문에, 콘웨이의 생명게임은 '플레이어가 없는 게임(zero-player game)', 혹은 '신의 게임(god-game)'이라고도 불립니다. 자동으로 패턴의 성장과 소멸을 관찰하면서 인간사의 덧없음(...)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앞서 언급한 아래아한글판 Life의 경우, 스크린세이버이기 때문에 최초 패턴이 랜덤으로 생성되는 차이.....는 있긴 합니다만.

지금까지도 스크린세이버를 비롯해 여러 OS용으로 콘웨이의 생명게임이 포팅되어 있으니, 관심이 있으신 분은 한 번 찾아내 다운받아 즐겨보셔도 좋을 듯 싶습니다. 자신이 찍어놓은 몇십 개의 점이 일정한 법칙에 따라 확장되고 융성하다 멸망하는 장관을 구경해 보심도 좋지 않을까요.









......







어쩌다 얘기가 여기까지 왔지(...)



뭐, 어쨌든 FAH를 돌리다보니까 그런 추억이 문득 다시 들더라 그런 얘기입니다(먼산).

오늘의 사공이 등산하는 괴포스팅은 이만. (후다닥)





 
  1. 물론 PC 등의 경우 가용자원의 여분을 연산에 할애해 주고, PS3의 경우 게임(...)까지 포기해가면서 CPU 연산력을 제공하고 있다는 차이가 있기는 합니다만, 이거야 '그만큼 더 연구에 공헌하고 있다'라고도 볼 수 있는 부분이지요.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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