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다보니 머릿속에서 무언가가 폭발(...)해서, 몇년 전부터 걸리적거리던 옷가지 걸린 옷걸이를 방 밖으로 간신히 쫓아내고 바닥과 주변을 정리중. 그 자리에 5단책장을 놓고 좀 사람답게 정리해 보자는 게 속셈인 거지요. 음.
원래 나름 정리 좋아하는 성격이긴 한데, 쌓이는 게 어느 수준을 넘어버리면 그냥 배째라로 자포자기하는 성미이기도 한 탓에(덕분에 회사 책상 쪽도 거의 뿌요뿌요 꽈당큐 상태) 지금까지는 그냥 계속 쌓여가기만 했었죠 아마. 가진 물건을 모두 제 방에 몰아서 적재하려다 보니 오버플로우가 좀 심했던 탓도 있고.
...여튼, 그런 귀차니즘을 이겨내고 재정리에 도전중. 방이 좀 말끔해지면 간만에 방사진이나 찍어서 올려보죠 뭐.
오후에 일이 있어서 용산유람이나 갈까 하고 바깥으로 나서는데, 어제까지만 해도 비가 쏟아붓더니 오늘(...이젠 어제인가)은 완전히 매미 우는 여름 날씨더군요. 여름인가...(풀썩)
그런 이유로(응?), 이번에도 간만에 짤방 없이 긴글 하나.
지인의 블로그에 있던 게임음악 100문 100답이라는 바톤 아닌 바톤이 보여서(...), 한번 이어 봅니다. 냥.
출처는 여기. 혹시 바톤 이으실 분이 있다면 트랙백 걸고 자유롭게.
문답에서는 경어 생략합니다.
000. 당신의 닉네임, 연령, 성별, 직업 등을 가르쳐 주십시오(답할 수 없는 부분은 빼십시오).
키노피오(보통은 줄여서 '피오'), 20대(어이), 수놈(...), Rh+ O형, 직장인
001. 처음으로 게임의 BGM을 의식했던 게임은 무엇이었습니까?
중학교 1학년 때였던가, XT에 애들립 카드를 끼우고 처음으로 돌렸던 [LOOM]이었다고 기억한다. 오락실도 제법 오래 다녔지만, 그때는 딱히 귀에 남는 음악이 많지 않았던 듯한 느낌.
002. 처음으로 샀던 게임음악 사운드트랙은 무엇이었습니까?
[스트리트 파이터 II 대시]가 세간의 화두일 때 슬쩍 나와서 제법 팔렸다고 들은, 국산 스파대시 불법스캔 가이드북에 끼어있는 [스트리트 파이터 II] OST 불법카피 테이프였던가 아마(당시를 살았던 사람이라면 기억하리라 본다). 노멀 테이프라 음질도 조악한 주제에 곡명이 하나도 써 있지 않아서, 무슨 음악이 류고 무슨 음악이 누구의 엔딩인지 일일이 상상해 가면서 들었던 기억이 난다. 교회 수련회 나가서까지 챙겨가서 들었던, 당시로서는 정말 애청 음반이었다. 오리지널 스파2 OST를 끝내 입수한 건 그 뒤로 십수년이 더 지난 후.
003. 아케이드 게임(오락실 게임)에서, 좋아했던 게임음악 작곡가는 있습니까? 주된 작품을 정리해서 적어주십시오.
작곡가보다는 게임 타이틀 자체로 기억하는 타입이라서, 지금 기억나는 아케이드 음악이라면... [레이포스]와 [소울 엣지], [라이트브링어] 등. 지금까지도 나오는 시리즈 중에서는 주로 음악게임 계열. [드럼매니아]라던지 [큰북의 달인]이라던지 [EZ2DJ]라던지(6th 제외).
004. 가정용 게임에서, 좋아하는 게임음악 작곡가는 있습니까? 주된 작품을 정리해서 적어주십시오.
구 코나미의 구형파구락부(라기보다는 후루카와 모토아키),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의 우에마츠 노부오(이 아자씨, 요즘은 포스가 많이 딸려 보여서 아쉽지만), [로맨싱 사가] 시리즈의 이토 켄지, [제노기어스]의 미츠다 야스노리, [소울 캘리버] 시리즈 전반(물론 [소울 엣지] 포함), [미스터 드릴러] 시리즈 전반, [큰북의 달인] 시리즈 전반...... 뭐 이쯤 해두자.
...사실 옛날이나 작곡자 따지고 맨파워 따졌지, 지금은 거의 작곡자 이름도 발견하기 힘든 내부 스튜디오 제작이거나 아예 자기 이름 내걸고 프리랜스로 뛰는 경우가 훨씬 더 많아서 작곡자 어쩌구 하기가 옛날보다 애매해졌다는 느낌. 옛날에 날렸던 작곡자들이 요즘들어서 영 옛날의 그 포스를 제대로 발휘 못하는 경우가 꽤나 많은 탓도 있고.
005. 퍼스컴 게임에서, 좋아하는 게임음악 작곡가는 있습니까? 주된 작품을 정리해서 적어주십시오.
팔콤 사운드 팀 J.D.K.(...대략 [브랜디시] 시리즈 언저리까지), [원숭이섬의 비밀] 시리즈 전반의 음악을 손댄 Micheal Land, 초기 게임아츠 게임의 음악을 전담한 메카노 어소시에이츠, 국내에서는 Sound TeMP와 [디어사이드 3]의 DeadPan 정도.
DeadPan은 게임의 사실상의 원맨 제작자인 이현기 씨의 다른 필명이라는 설이 유력한데, 조만간 확인할 기회가 있을 지도 모르겠다.
006. 게임음악으로 기운을 차린 적이 있습니까. 있다면 어떤 곡인지?
...글쎄, 사실 기운이 영 안 날 때는 주로 패닉의 앨범을 꺼내 듣는 편이라서 딱히 그런 적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예전에는 [이스 IV 퍼펙트 컬렉션] 같은 걸 무한루프로 들으면서 잠잔 적도 있었던 것 같은데.
007. 게임의 음악으로 상처입은 마음을 위로한 적은 있습니까. 있다면 어떤 곡인지?
이건 적어도 내 기억상에서는 없다. 무언가로 상처입어서 그걸 음악으로 푼다거나 술로 푼다거나 뭐 이런 성격이 아니어서.
008. 게임의 음악으로 감동받은 적은 있습니까. 있다면 어떤 곡인지.
감동이야 좋은 곡을 접할 때마다 항상 받는 거고(응?)......
'최초'라는 걸로 따지자면 아마도 중학교 시절 친구네 집에서 처음 듣게 된 [파이널 판타지 5]의 첫 마을 음악. 처음 들었을 때에는 그야말로 컬쳐 쇼크. 나를 게임음악의 세계로 본격 인도한 계기가 된 BGM이기도 하다.
009. 게임의 곡으로 공포를 느낀 적은 있습니까. 있다면 어떤 곡인지.
원래 공포물을 대단히 싫어하는 타입이라서 공포에 관련된 게임은 처음부터 무시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적은 딱히 많지 않지만...... 지금 기억나는 거라면 아마도 [이사쿠(遺作)]의 구교사 내 BGM. 가뜩이나 음침한 던전급의 구교사에서 그 으시시한 음악을 반복적으로 들으면서 몸서리를 쳤던 기억이 난다.
010. 게임음악이 사람을 감동시키는 것은, 감동적인 장면에 맞춰서 흐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리고,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게임음악의 '감동'이 '게임' 없이도 성립할 수 있느냐......라는 질문으로 이해해도 좋을까. 만약 그렇다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게 개인적인 견해 되겠다. 물론 이름난 메인 테마나 유명한 곡은 게임을 벗어나 독자적인 인기를 얻기도 하지만, 전체적인 비율로 따지면 이건 어디까지나 특수하거나 '노린' 케이스고, 대개의 경우 그 게임을 해 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있으나 마나한 음악이 되기 십상이다.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 게임을 먼저 즐겨보지 않은 상태에서 남이 음악을 권해 주거나 음반을 사는 것은 비교적 꺼리는 편이다. 무엇보다, 따로 들어서 '이게 그렇게 좋다는 음악 맞아?'라는 생각을 역으로 갖게 된 경우가 제법 적지 않았으니까.
011. 이 게임에는 이 장르의 곡이 딱이다, 라고 생각하는 조합이 있었습니까? 있다면 가르쳐 주십시오.
[소울 엣지]에서의 유사 오케스트레이션 스타일의 곡. 보통 격투게임에서 오케스트레이션으로 BGM을 처리하는 경우는 극히 드문데(당시엔 더욱 더), 이 게임에서만은 아주 제대로 먹혀들어서 훗날 결국 음반을 사고야 말았었다.
일반론으로 말하자면, 판타지 RPG와 오케스트레이션, 슈팅게임과 하드락... 정도일까.
012. 역으로, 이 게임에 이 장르의 곡을 쓰는 것은 이상하다, 라는 조합이 있다면 어떤 조합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장르는 판타지 RPG인데 하드락으로 도배를 한다던가(...이 말에 딱 들어맞는 게임이 하나 있었는데, 하도 오래 전 얘기라 그런지 지금은 기억나지 않는다), 기타 등등.
게임 타이틀로 말하자면...... 지금 딱 생각나는 거라면 [킹덤 언더 파이어 크루세이더즈]. 게임 자체는 내게 너무 어려운 것만 빼면 별 불만 없는데, '왜 하필 이런 장르의 음악을 써야만 했을까'라는 생각을 게임 플레이하면서 내내 떨칠 수가 없었다.
013. 루프가 아니라 끝이 딱 나는 곡은, 게임 중 BGM으로 어울립니까? 그렇지 않다면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합니까?
게임에 따라 다른 것 아닐까. 일반적으로 게임음악의 장르적 특성 중 하나를 '무한루프'로 규정짓기도 하는 것같지만, 개인적으로는 스테이지가 확실히 끝나고 거기에 음악이 정확히 싱크로되는 스타일의 음악도 시도해볼 법은 하지 않은가 하고 생각한다. 예전에 실제로 그런 게임의 아이디어를 구상했던 적도 있었고.
...사실 음악게임 쪽은 오히려 루프를 안 짓는 게 더 자연스럽지 않은가. :>
014. 역으로 루프 곡을 CD로 녹음했을 때에 페이드 아웃하는 걸 납득할 수 있습니까, 납득하지 못하겠습니까?
루프 딱 끝내고 허전하게 끊는 것보다는 페이드 아웃이 백번 낫다. 문제는, 두 루프 정도는 돌아주는 게 예의라고 보는데 달랑 한 루프 돌고 페이드로 마무리짓는 것. 요즘은 CD 한계에 맞추느라 이런 식으로 허겁지겁 루프 끝내는 경우가 의외로 많아서 약간은 짜증도 날 정도.
015. 루프하는 게임음악에서 1루프 5초의 곡을 만들면, 지금이라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합니까? 그렇다면 그 이유는?
그렇게 짧게 만들어도 지루하지 않게 만들 자신이 있다면야 상관없을 듯([제비우스]처럼). 문제는, 그걸 음반으로 듣고 있을 때는 괴로워진다는 거겠지만.
016. 그러면 역으로, 루프가 긴 곡으로 1루프가 어느 정도 길이까지라면 무난하다고 생각합니까. 그리고 그 이유는?
개인적으로는 2~3분 정도려나. 가요의 '절'같은 느낌이라면 나쁘지 않을 것같다. 또한 같은 루프라도 중간중간에 악기를 증감하거나 프레이즈를 변조하는 식으로 흐른다면 듣기 좋을 것도 같고. ...문제는 현대의 게임음악이 과거처럼 음원 칩 등으로 음을 발진(generating)시키는 식이 아니라 미리 레코딩된 곡을 재생(decoding)하는 식으로 간 지 꽤 오래 됐기 때문에, 그런 식의 변조적 기교를 부리는 걸 거의 보지 못하는 게 아쉽다고나 할까.
017. '게임의 주제가'를 게임음악으로 취급하는 것에 찬성입니까, 반대입니까? 그리고 그 이유는?
당연히 취급해야 한다고 한다. 영화음악 주제가도 영화음악으로 같이 쳐주는 거랑 다를 바 없다. 게임에 아예 안 쓰인다면 또 모를까.
018. 주제가나 무비의 곡이 아니라, 게임 도중의 BGM으로 노래가 사용되는 게임에 위화감을 느낍니까?
별로. 그렇게 넣을 정도면 나름대로 고려 다 해가면서 넣었을 거고, 또 대개 그렇게 들어가면 나름 어울리는 경우가 많아서 그냥저냥 넘기는 편이다. [파이널 판타지 X]의 그 '세상에서 제일 퓨어한 키스 신'(...)에서도 BGM으로 '멋지네요'가 나왔던가 아마.
019. 게임의 사운드 트랙은 잘 삽니까. 그 비중은, 다른 장르의 음악에 비해서 몇 % 정도입니까?
내가 직접 해 봤고 또 그래서 음악을 알며, '이 음악은 능히 음반으로 살 만하다'라고 생각하게 된 게임의 음반은 (나온다는 한도 내에서) 대개 사는 편이다. 가끔 음악은 들어본 적 없지만 의무감에서 그냥 사주는 음반도 있긴 하다(대개 국내 온라인 게임 음반 쪽). 비중이라면...... 가요 쪽에서 사는 음반이 패닉 정도니 게임음반 쪽이 압도적으로 높다고 할 수밖에 없다(...).
020. 게임 사운드트랙 CD의 루프 수가 적어서 화가 난 적이 있습니까. 그런 것은 어떤 CD였습니까.
뭔가 몇 개 있었는데, 지금 다시 기억해내라면 무리.
021. 게임 사운드트랙 CD의 음질이 나빠서 화가 난적이 있습니까. 그런 것은 어떤 CD였습니까.
글쎄. (다행히) 귀가 그렇게 민감하거나 수준높은 편이 못 되어서, CD의 경우에도 음질을 일일이 따져가며 듣는 타입이 아니다. 이어폰이나 헤드폰도 저음이 귀에 걸리도록 죽는 것이 아닌 한 그냥저냥 듣는 편이다보니, 웬만큼 디지털 리마스터링된 CD는 딱히 가리는 것 없이 듣는 체질.
022. 게임 사운드트랙의 녹음에 대해서 '알 수 없는 이유'로 화가 난 적이 있습니까. 어디서 화가 났습니까?
녹음같은 걸로 화가 나는 것보다는, '내 기억에는 분명 이런 곡이 있었는데' 정식 OST라고 실린 음반에는 그 곡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 OST의 개념이 제대로 확립되지 않은 국내나 미국 등의 음반에서 가끔 보이는 현상인데, 그 미수록곡이 하필 내가 마음에 들어했던 곡일 경우 돈이 아깝다는 생각까지 들기도 한다.
좋은 예 하나. [EZ2DJ]의 1st Trax OST 및 PLATINUM BOX의 !st Trax SP OST에는, 분명 아케이드판 1st에는 멀쩡히 들어있는 일부 라이선스곡(조용필의 원곡을 어레인지한 My Honey 등)이 수록되어 있지 않다. 판권을 따서라도 다 집어넣는 게 당연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었다. 뭐, [드럼매니아] 2nd OST에도 뭔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서던 올스타즈 원곡의 'Love Affair ~비밀의 데이트~'가 누락되는 등의 사례가 있긴 하지만.
023. CD트랙을 사용한 각종 게임 CD를 사운드트랙 대신 CD플레이어로 들은 적 있습니까. 최근 들은 것은 어떤 것입니까?
당연. PC엔진이나 메가CD의 몇몇 게임은, 기기도 없으면서 '음반용으로' 게임을 다시 구한 경우도 종종 있다. 게다가 아예 이걸 믿었는지 OST가 안 나온(PC엔진판 [이스 IV] 등) 경우도 적지 않아서 울며 겨자먹기로 산 타입도 있고.
최근에는 다들 게임이 DVD로 나오는지라, CD-DA로 음악을 기록하는 게임이 거의 없으니 들을 기회도 없다.
024. CD트랙을 음원으로 쓰는 게임에서, 다른 음악 CD를 넣어서 음악을 바꿔서 들을 수 있는 게임들이 있습니다. 그렇게 음악을 들어본 적이 있습니까?
의도적으로 그렇게 한 적은 없고(게임과 그 게임의 음악은 합쳐서 즐겨야 완전한 작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 [비브리본]처럼 아예 딴 음악 가져다가 즐기시라고 권유하는 게임에서 그렇게 놀아본 적은 몇 번 있다.
025. 아케이드 게임의 음악을 집에서 편하게 듣기 위해서 가정용 이식판을 산 경우는 있습니까? 있다면 그 게임은?
개인적으로는 PS판 [소울 엣지]가 그랬었다. PS2판 [드럼매니아] 시리즈도 반쯤은 그 이유로 샀었는데, 오피셜 드럼콘이 얼마나 거지같은지는 모두가 아는 바와 같으니(...) 그 목적은 퇴색한 지 오래.
026. 코나미의 음악 게임을 연습해서, 자력으로 완성판의 곡을 게임 센터에서 '연주해서' 듣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까. 그렇지 않으면 사운드트랙으로 충분했습니까?
물론 칠 수 있는 실력이 되면 자력으로 쳐서 듣지만([드럼매니아] 얘기), 본인의 드럼 실력이 어디까지나 중하수 정도인 관계로 난이도 70을 넘어가면 클리어나 하면 다행. 그런 이유도 있어서, 드럼 시리즈의 OST는 항상 꼬박꼬박 사주는 편. 의외로 음반으로 차분하게 들으면 생각보다 좋아지는 곡들도 적지 않기도 하니.
027. 게임 센터가 너무 시끄러워서 게임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은 문제입니까, 아니면 별 문제가 없습니까?
문제다. [큰북의 달인] 볼륨을 과도하게 줄여놔서 제대로 플레이가 안될 정도이면 정말 들고 있는 북채를 카운터에 던져버리고 싶은 충동이 일 정도(경험담).
028. 당신이 게임 제목이나 메이커 명에 관계없이, 순수하게 작곡자 이름만으로 사운드트랙CD를 사겠다는 작곡자는 있습니까. 있다면 누구입니까?
음, 지금으로서는 이토 켄지나 사키모토 히로시(FF12 등) 정도일라나. 요즘은 작곡자 이름으로 산다기보다는 게임 타이틀 이름으로 사는 경우가 훨씬 많아서 좀 애매.
029. 사운드트랙이 발매되지 않은 게임 중에서, 특별히 사운드 트랙 발매를 바라는 게임은 있습니까.
게임 아츠의 [젤리아드](22세기 전에는 안 나올 거라고 보지만), 루카스아츠의 [원숭이섬의 비밀] 시리즈(내가 아는 한, 독립된 음반이 나온 적은 없다), 닌텐도의 [메이드 인 와리오] 시리즈(타이틀당 한두 곡 정도 존재하는 보컬곡들이 의외로 작렬급), [불기둥 크레센츠]나 [디어사이드 3] 등 과거의 국산게임들 몇 가지.
그 외에 [갓 오브 워]나 [번아웃] 시리즈 등, 몇몇 북미 게임의 OST도 나와줬으면 좋겠다.
030. 게임음악의 어레인지 CD를 정식 유통이나 동인 제작 같은 것에 관계 없이, 산 적이 있습니까.
동인 제작 CD 쪽은 취미도 없고 퀄리티를 믿기도 애매해서(거기다 물 건너 물건이라 구하기도 어렵고), 산 것은 거의 없다.
031. 어레인지판 사운드트랙은 발매되었지만 오리지날판이 나오지 않은 것을 원망하는 작품이 있습니까.
오리지널은 있는데 어레인지가 없어서 아쉬운 거라면 몰라도, 그 역의 경우는 별로 기억나는 게 없다. 개인적으로는 약간 어레인지 선호파에 가까운지라.
032. 게임의 오리지날 곡에 비해서, 어레인지 쪽이 좋았던 예는 있습니까? 그것은 어떤 곡입니까?
구 스퀘어의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를 비롯한 전반. 스퀘어의 어레인지 앨범 프로듀싱 능력은 개인적으로 무척 높이 치는 편이어서, 특히 FF 시리즈의 어레인지 음반은 한때 꼬박꼬박 사주었을 정도(특히 피아노 컬렉션). 지금은 딴 물건 사기에 정신이 팔려서 잠시 손 놓고 있는 상태인데, 조만간 다시 이빠진 앨범을 채워볼까 생각중이다.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스퀘어 어레인지계 음반은 [파이널 판타지 5 피아노 컬렉션](를 비롯한 피아노 컬렉션 전반)과 [로맨싱 사가 2 이터널 로맨스], [성검전설 ~마음은 곡조에 실려~], [파이널 판타지 4 켈틱 문], [파이널 판타지 5 디어 프렌즈] 등.
스퀘어 계를 제외한다면 [폴리스노츠 F/N] 정도.
034. 역으로 어레인지된 곡을 듣고서 마음에 안 들었던 적은 있습니까. 그것은 어떤 곡이었습니까?
[아우트런 2]의 1편 곡 어레인지 전반(원곡 OST를 갖고 있는 사람으로서, 정말 돈이 아까웠을 정도), [파이널 판타지 7 리유니온 트랙스](원곡의 악기가 워낙 빈약하기로 유명한데, 그걸 워낙 잘 재현하셔서 좀 거시기했던 느낌), 메가CD판 [실피드] OST 말미에 들어있는 PC-88판 곡의 어레인지(이거 원작자가 손댄 거 맞냐...는 게 첫인상이었다) 등등.
035. 게임 곡의 어레인지는, 그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글쎄, 원래 '편곡'이라는 작업이 오리지널의 멜로디를 탄탄한 기본기와 음악적 실력을 가진 사람이 자기 색으로 덧씌우는 작업이니 아무래도 실력있는 사람이 하는 게 듣기에 좋은 게 사실이다(실제로 대부분의 게임음악 어레인지 음반이 그런 식으로 나오고 있고). 실력은 없는데 애정만 있는 사람이 좋은 어레인지곡을 낸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036. 게임 음악의 어레인지는 그 게임의 원 분위기를 존중해야만 합니까, 그렇지 않으면 대담하게 어레인지해야만 합니까.
대개는 원 분위기를 충실하게 따르는 쪽을 선호하지만, 제대로 뒷머리를 치는 파격도 때로는 대단히 신선하게 느껴진다. 개인적으로는 [로맨싱 사가] 1편의 어레인지 앨범인 [로맨싱 사가 ~라 로망스~]가 그런 의미에서 마음에 들었었다(들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원작의 그 장중하고 위엄스런 분위기를 기대하고 들으면 강렬한 충격이 후두부를 강타한다).
037. 당신이 알고 있는 게임음악 작곡가 중에서, 대단한 재능을 느낀 것은 누구입니까? 어떤 쪽에서 재능을 느꼈습니까.
글쎄. 개인적인 게임음악 청취 편력이 일천한데다가 누군가가 무명일 때부터 이 사람의 재능을 간파하고 꾸준히 들어온다던가 하는 식의 구매를 한 적은 없었으니 뭐라 할 말은 없다.
038. 역으로 당신이 아는 게임음악 작곡가 중에서 과대평가되고 있다고 느끼는 쪽은 있습니까.
글쎄, 코시로 유조(이쪽은 과대평가라기보다는 사그라들었다고 보는 게 옳겠지만)나 팔콤 사운드 팀 J.D.K.(이쪽도 마찬가지) 정도려나. [악마성 드라큘라] 시리즈의 야마네 미치루도 어째 [월하의 야상곡] 시절에서 더 나가지 못하는 듯한 느낌이고.
039. 게임전문이 아닌 작곡가가 만든 게임음악에서 좋아하는 곡은 있습니까. 그것은 누구의 어떤 곡입니까.
[귀무자]에서 아예 교향조곡 하나를 통째로 만들어버린 클래식 작곡가 사무라고우치 마모루 정도가 기억에 남는다. '사마노스케의 테마'는 한때 개인적으로 꽤 좋아했었다.
040. 당신이 예전에 좋게 들었던 곡의 작곡자 중에서, 최근에 그 이름을 들을 수 없게 된 사람은 누구입니까.
패밀리 프로덕션의 94년작 [일루젼 블레이즈]에서 음악을 맡았던 분 정도? 코시로 유조도 요즘은 [완간 미드나이트] 정도에서 들려올 뿐이고, 코나미의 구형파구락부야 해체된 지 오래됐고...... 등등.
아, 미츠다 야스노리는 요즘 뭐하려나. 기억상으로는 [츠키요니사라바]가 마지막이었는데.
041. 업계에서는 유명하지만, 지금까지 그 사람의 곡을 들어본 적이 없다~ 라는 사람은 있습니까.
I've. 18금 미소녀 게임 쪽에서는 일가를 이룬 입지전적인 스튜디오이지만, 본인이 그쪽과 별로 친하지 않은 관계로 들어본 적도 음반을 산 적도 없다.
042. 게임 관련 일을 하지 않게 된 사람 중에서, 좀 더 게임음악을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사람은 있습니까.
후루카와 모토아키는 지금도 [드럼매니아] 시리즈에 꾸준히 곡을 주고 있으니 패스하고...... 구형파구락부 출신의 이와세 타피나 지금은 뭐하는지 모르겠는 히가시노 미키 정도? 요즘은 별 생각없이 들은 음악이 나중에 찾아보니 '어, 이 아자씨가 이걸 했었다고?'...인 경우가 가끔 있어서. 음.
043. 당신은 어떤 장르의 게임을 즐길 때에, 앞 질문에서 답한 사람이 만든 곡이 흐르길 원합니까?
이와세 타피는 저 '메탈기어 솔리드의 테마'를 남기고 사라졌으니 뭐라 할 말이 없고, 히가시노 미키는 [환상수호전] 1편에서 RPG 음악에도 조예가 있음을 보여줬으니 그쪽으로 좀 더 만들어줬으면 좋았을 듯 싶기도.
...그러고 보니, [환상수호전]은 OST 산다 산다 하면서 아직 안 샀군.
044. 좋아하는 게임음악 밴드나 음악 팀은 있습니까? 이름과 주된 작품, 자세한 소속(회사)명도 적어 주십시오.
국외로는 (지금은 없는) 구형파구락부 정도가 '팀으로서' 좋아하는 경우. 그 외에 남코(지금은 반다이 남코 게임즈의 남코 레이블이지만)의 음악도 대개는 믿고 사는 편. 국내에서는 Sound TeMP 정도지만([리크니스] 같은 캐주얼 풍의 음악이 특히 좋았다), 이쪽은 국내 사정상 음반을 내는 경우가 극히 드무니 좀 애매.
045. 게임음악을 생연주로 들은 적이 있습니까? 밴드명이나 개인명, 곡명을 적어 주십시오.
예전에 국내에서 청소년 게임음악회던가 하는 엄한 행사 몇 번 치를 때 따라가서 들은 것 정도(지금은 기억도 안 난다). 그것 외에, 예전 소프트맥스가 소맥 페스티벌을 열 때 두어 번 찾아가서 음악을 들은 기억도 어렴풋이 나고. 요는 어느 쪽이든 그리 인상깊게 남지는 못했다는 거겠지만.
046. 게임음악을 생연주로 타인에게 들려준 적이 있습니까? 그것은 어떤 게임의 곡이었습니까?
없다(그럴 실력도 못 되고). ...나중에 형편이 피고 가정이 좀 생기면(...), 방안에 디지털 피아노를 하나 들여놓고 피아노 연습이나 좀 해보고 싶은 소망은 있다. 그러면 내가 좋아하는 게임음악을 피아노로 편곡해 연주해볼 수도 있을 테니까. 음.
047. '이 곡은 음악 장르 불명의 곡이다'라고 생각한 게임곡은 있습니까? 그것은 어떤 곡입니까?
[ICO]. '곡'이라 불릴 만한 타입의 트랙이 음반 전체에 걸쳐 두셋 정도밖에 안되는, 게임음악 역사상 희대의 음반이라 생각한다.
그 외에 초창기 패미컴 등 시절의 음악도, 사실 장르로 따지자면 그냥 '전자음악'에 가까운 모호한 무국적 음악이 많았던 게 사실이고.
048. BEEP음의 곡을 들은 적이 있습니까? 그 것은 어떤 게임이었습니까?
APPLE ][나 초창기의 사운드 카드 없는 IBM-PC를 만져본 사람이라면, 설마 찢어지는 단음계의 BEEP음 '게임음악'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는 말 못할 듯. :>
049. 퍼스컴들에 탑재되었던 PSG와 패미컴의 PSG의 차이는, 이유는 설명 못해도 감상적으로 알 수 있습니까?
MSX의 PSG는 그 아련한 바이브레이션이 인상적이었다고 기억하고 있고(정작 MSX 유저가 아니었으므로 자세히 설명하라면 무리다), 패미컴의 PSG는 그거보다는 좀 더 가볍고 경박한 분위기...였다고 기억한다. 듣던 당시의 내게 남아있는 이미지는 그랬다.
050. 앞 질문이 Yes이신 분들께…. 당신은 어느 쪽이 좋으십니까? No인 분들께는… 어느 쪽이 좋게 들리십니까?
둘중에 어느 쪽이 좋냐고 한다면, 개인적으로는 MSX 쪽.
051. 당신이 개인적으로 PSG음원의 소리에서 받았던 인상을 간단한 말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어떤 말로?
글쎄. 그걸 듣던 당시에는 '컴퓨터의 소리'로 그거 이상의 무언가가 있으리라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냥 '좋다'는 느낌 정도였다고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였는지, 애들립 카드의 음악을 처음 들었을 때에는 정말로 쇼크였었다.
052. PSG음원의 곡들 중에서, 당신이 듣고서 '이것은 예술이다!' 라고 느꼈던 곡은 무엇입니까?
MSX도 패미컴도 유저가 아니었기 때문에, 대답하기는 좀 무리.
053. PSG음원의 효과음 중에서, 당신이 듣고서 '대단해!' 라고 생각했던 효과음은 무엇입니까?
위와 동일.
054. FM음원이라고 말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무슨 규격의 음원 칩입니까?
당연히 애들립 카드. 칩으로 말하자면, 야마하의 YM3812.
055. FM음원의 독특한 소리 중에서 좋아하는 것은, 음의 성분이 많은 소리입니까, 적은 소리입니까.
...그런 것까지 골라내 들을 정도로 민감한 귀는 아니었다.
056. 당신이 생각할 때에, FM음원으로 흉내내기 힘든 악기는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애들립 카드를 기준으로 말하자면, 단연코 '피아노'. 사실 관악기나 현악기도 제대로 흉내내주지는 못하지만, 기본 음색으로도 들어있는 주제에 피아노의 재현도만큼은 정말 시중의 디지털피아노만도 못했었다. 오죽하면 당시에 ROL이나 IMS 파일 만들던 사람들조차도 피아노 어레인지는 꺼릴 정도였으니까.
057. FM음원의 곡 중에서, 당신이 듣고서 '이건 예술이다!'라고 생각했던 곡은 무엇입니까?
시에라 온라인이 제작한 PC판 [젤리아드]의 BGM과(지금 들어도 음색 쓰는 수준은 상당하다), 아는 사람들은 아는 애들립 최고의 명곡 중 하나인 [Ski or Die!]의 메인 테마곡(애들립으로 일렉트릭 기타를 이렇게 훌륭하게 에뮬레이트한 곡이 또 있을라나). 최저의 화음으로 최고의 감동을 이끌어낸 오리진의 [울티마 VI]나(이쪽은 미디가 베이스지만) 브라더번드의 [페르시아의 왕자] 1편, 초창기 샘플 곡이었는데도 의외로 편곡이 세련된 편이었던 애들립의 번들 소프트웨어(주크박스, 팝튠즈 등) 포함곡들도 기억에 남는다.
058. FM음원의 효과음에서 당신이 듣고서 '대단해!' 라고 생각했던 효과음은 무엇입니까?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엘프의 [이사쿠]에서 등장하는 문 삐걱대는 소리와 고양이 울음소리. 도대체 사운드 블래스터같은 걸로 이런 실감나는 음을 어떻게 합성했단 말인가...라는 생각을 정말로 했었다.
059. PCM음원을 당신이 처음 들었을 때에, 그 PCM의 샘플링 레이트는 어느 정도였습니까?
내가 만진 게임기 중 PCM음원을 썼던 게 아마도 PS였던가. 샘플링 레이트까지 구분해내는 귀는 아니어서 잘 모르겠다. 44kHz와 22kHz 정도는 어떻게 구분 가능하지만.
060. PCM음원을 듣기 시작했을 때의 인상은, 당시를 되새겨 볼 때 어떤 느낌이었습니까?
PS를 사고 처음 플레이했던 게임 중 하나가 코나미의 [폴리스노츠]였는데, 그때는 '확실히 뭔가 틀리군'이라는 느낌이었다. 사실 그때도 FM처럼 직접 음 합성으로 BGM을 내는 줄 알았었다(...). 성우 목소리는 따로 넣고.
061. PCM음원의 녹음 레이트가 16K를 넘지 않으면, 음의 떨림이나 질이 괴로워서 듣지 못할 것 같습니까?
...그럴 것같다. 22kHz도 탁하다는 느낌이 드는 게 사실이니.
062. FM + PCM의 아케이드 음원 시대에서, 드럼과 효과음 이외의 PCM음 중에서 좋아하는 음색은 있습니까?
그 정도까지 따지고 드는 타입이 아니라서 패스.
063. 아케이드 기판에 자주 있는 조합인 FM+PCM이란 2중 조합 채용은, 음원으로써 잘 융합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코나미의 [가이아폴리스] 같은 게 그런 타입이었던가 아마. 당시로서는 최상의 조합이었다고 생각한다.
064. FM음원의 드럼과 PCM녹음의 드럼 중 어느 쪽이 좋으십니까. 그리고 그 이유는?
FM 음원 쪽은 스네어 같은 가벼운 쪽은 괜찮은데 베이스 등의 무게있는 드럼이 아무래도 지나치게 약한 게 사실. 확실히 PCM 쪽이 좋다고 본다.
065. PCM으로 가공된 효과음에서, 당신이 듣고서 '대단해' 라고 느꼈던 효과음은 무엇입니까?
목소리(...). 당시는 게임에서 목소리가 나오는 것 자체가 하나의 경이였으니까.
066. PCM음원의 곡중에서, 당신이 듣고서 "이것은 PCM이 아니면 불가능해!" 라고 생각했던 곡은 무엇입니까?
PS 중반기 이후의 곡들은 대개 거의 실제 레코딩급의 음악을 선보이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악마성 드라큘라 ~월하의 야상곡~] 등), 그 시점에서 이미 FM은 시야에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 뭐, 딱히 집어 말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067. 당신은 SCC라는 음원을 아십니까. 아시는 분은 이 음원의 소리는 좋아하십니까?
MSX 유저가 아니었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들어본 적은 없고, [스내처 조인트 디스크] 등 SCC 음원을 사용한 음반은 몇 장 있긴 하다. 소리는...... 그럭저럭.
068. 당신은 VRC-7이라는 게임음원을 아십니까. 아시는 분은 이 음원의 소리는 좋아하십니까?
모름. 당신 꽤 매니악하군(...).
069. 상기 두 가지의 게임 음원 이외에, 게임음원을 아신다면 이름과 메이커를 적어 주십시오.
뭐, 음원과 칩을 일일이 따져가며 음악 들을 정도로 조예가 깊은 편이 아니라서 이 이상의 지식을 요구하는 건 무리. 그냥 PSG-FM-PCM 정도나 귀로 구분할 수 있는 정도니 어쩔 수 없다. 게다가 요즘은 아예 음원 칩같은 것도 넣지 않고 CPU 레벨에서 남는 파워를 사용해 음을 합성/출력하는 식으로까지 가고 있으므로(PS3와 Xbox 360이 이렇다), 더더욱 그런 구분이 무의미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
070. '단순히 CD를 틀어준다'는 느낌의 CD-DA 사양에 대해서 당신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나쁘지 않다. 로딩할 때 BGM 끊어지는 것과 루프가 잘 안 이어진다는 것만 제외하면.
071. CD-DA사양은 좋으십니까, 싫으십니까? 그 이유는?
DVD-ROM이 일반화된 21세기에, 그런 구분 자체가 이제는 무의미하지 않나.
072. 흔히 말하는 '듣고 카피'를 해본 적은 있으십니까.
해설하자면, 일본어로는 '키키코미'라고 하는데 청음으로 곡을 듣고 이를 악보나 시퀀스로 복기해 재현한다는 의미. 물론 음악적 지식도 소양도 없어서 그런 적은 없다...고 하고 싶으나, 한때 애들립으로 컴포저 갖고 놀면서 몇번 시도해본 적은 있다. 물론 예술혼이 없어서 전부 실패(웃음).
그때 옮기려고 삽질했던 곡 중 하나가, 아마도 [매니악 맨션]의 오프닝 테마곡이었을 거다.
073. 앞 질문에 Yes로 답한 쪽은… 지금까지 가장 어려웠던 곡은 무엇입니까? No로 답한 쪽은… 듣고서 카피해보고 싶은 곡은 있습니까?
일단 No로 간주하고(...), 개인적으로 나중에 피아노 실력이 쌓이면 꼭 피아노 버전으로 연주해보고 싶은 곡은 [중장기병 발켄]의 배드 엔딩 BGM(OST에도 어레인지 곡으로 실려 있다).
074. '듣고 카피'나 동인 어레인지 같은 창작 활동을 하겠다고 생각했을 때에, 당신은 어느 쪽이 재미있다고 느낄 것 같습니까?
그럴 능력이 생긴다면, 당연히 어레인지 쪽.
075. 지금까지 과거의 기억만을 가지고, 추억 속의 곡을 떠올리면서 카피 데이타를 만든 적은 있습니까?
실력이 안된다(...).
076. 앞 질문에 Yes로 답한 쪽은… 지금까지 가장 비슷하게 만들었던 곡은 무엇입니까? No로 답한 쪽은… 자신도 가능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지금은 불가능. 냠.
077. 설명 BGM이 없어도 효과음이 있으면 문제 없다고 생각하는 게임이 있으십니까.
뭐, 캐릭터 음성 대화를 '두두두두'라거나 '삐삐삐삐' 같은 걸로 때워버리는 게임도 옛날에는 참 많았으니까.
078. 역으로, 효과음이 없어도 BGM만 흐르면 문제 없다고 생각하는 게임은 있습니까?
글쎄, BGM 없는 게임은 가끔이나마 나와도 효과음이 없는 게임은 찾기 드물지 않나.
079. 자기주장이 격한 곡은 BGM으로써 괜찮다고 생각합니까, 아니면 그렇지 않습니까. 또 어느 쪽이던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가끔 '따로 들으면 나쁘지 않은데 게임과 섞이면 심하게 이질적인' 곡들이 있기 마련이고, 그런 곡들은 대개 싫어하는 편. 게임음악은 그 게임과 어울려야 제맛이라고 생각하니까.
080. 다채로운 곡을 만드는 게임음악 작곡가를 아십니까. 그 이름과 대표작을 적어 주십시오.
Sound TeMP. 밝음이 하늘을 찌르는 캐주얼한 곡부터 무게있는 장중한 스타일의 대곡까지 의외로 작렬하는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그게 의도한 바라기보다는 이 게임 저 게임을 외부 수주 형태로 맡으면서 가다 보니 그렇게 된 게 아닐까 싶긴 하지만(국내 대부분의 독립 게임음악 스튜디오가 그렇게 운영되고 있으니 어쩔 수 없는 면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Sound TeMP가 가장 제 색깔을 낸 음악은 역시 [리크니스]와 [라그나로크 온라인]이라고 본다. 데니암(현 어뮤즈월드)의 아케이드용 네모네모로직 게임 [크로키]도 실은 Sound TeMP가 음악을 맡았다는 거,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라나.
081. 역으로 무엇을 만들어도 똑같은 곡으로 들리는 원패턴인 작곡자를 아십니까. 이름 지명은 자유롭게.
후루카와 모토아키. 퓨전재즈 계에서 나름 지명도가 있는 분이고 개인적으로도 팬이긴 한데, 확실히 무슨 곡이 되었든 '후루카와 표'의 '퓨전재즈' 스타일에서 안 벗어나는(못 벗어난다기보다) 게 좀 애매. 그래도 [드럼매니아] 시리즈를 보면 가끔 보컬을 넣는 등 파격은 들어가는 것 같긴 한데...... 으음.
082. 좋아하는 스타일의 곡을 만드는 메이커는 어디입니까. 게임 음악 시대별로 나열해 주십시오.
80년대로는 코나미, 90년대로는 스퀘어, 2000년 이후로는 남코 정도일려나.
083. 음악을 고려했을 때, 지금 가장 싫어하는 메이커는 어디입니까. 이유는 무엇입니까?
세가. S.S.T.Band 시절에는 좋아하는 곡도 꽤 있었는데, 대략 세기를 넘어가면서부터는 이 회사 게임에서 음악 좋다는 느낌이 들었던 적이 거의 없었다. [아우트런 2]도 그냥저냥이었고.
084. 당신 자신은 게임음악을 작곡했던 적이 있습니까? 그 것은 어떤 작품입니까?
당연히 없다. 개인적인 작곡 레벨의 멜로디는 몇 곡 있긴 한데, 아직 악보화하지는 않았다. 그럴 수준도 못 되고.
085. 게임의 장면에 잘 싱크로하고 있다는 것으로, 평가가 올라간 게임음악이 있습니까. 그것은 어떤 게임의 어떤 곡입니까?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전반(특히 7 이후의 후반)적인 곡들. 사실 따로 떼어놓고 보면 뭔가 좋다 싶은 곡이 생각 외로 많지 않지만, 게임과 매치시켜서 들으면 의외로 사람을 감동시키는 맛이 있는 게 우에마츠 노부오의 신비 아닌 신비다(...). 그래서인지 FF의 곡들은 항상 팬들에게 평가가 높지만.
086. 동인 게임이지만 상업 게임의 수준 이상이라고 생각되는 동인게임음악을 들어본 적이 있습니까? 그것은 어떤 게임입니까.
동인 게임 자체를 거의 즐기지 않는지라 패스.
087. 비트감이 넘치는 게임과, 무드가 있는 감각적인 BGM 중에서 어느 쪽이 좋습니까?
둘 다. 그때그때 다르다. 게임을 즐길 때의 기분에 의존하겠지만.
088. 머릿속에서 그 장소의 환경과 분위기에 따른 곡이 울리고 있습니까? 기존곡이나 자기창작(?)의 곡같은 것에 관계없이 정리해서 적어 주십시오.
애석하게도 그 정도까지는 못 된다.
089. 지금 게임업계에서 유행하고 있는 음악은 아케이드, 가정용, PC에서 각각 어떤 풍의 곡들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아케이드에서는 요즘은 음악 게임밖에 즐기지 않아서 잘 모르겠고(...), 가정용이나 PC에서는 대작이 우대받는 시대가 되다보니 곡들도 점차 대곡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게 느껴진다. 돈을 얼마 부었다거나 유명한 작곡자를 초빙했다거나 머시기 오케스트라를 썼다거나 하는 등등. 물론 그게 음악의 퀄리티를 담보한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090. 그렇다면, 만약 이제부터 유행했으면 싶은 장르의 곡은 어떤 것들입니까. 냉정한 유행이나 흐름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개인적 (뜨거운) 희망을 답해주십시오.
장르...라기보다, 게임음악이 점차 실기의 음악에 근접해지면서 과거 악기와 음색이 제한되어 있던 시절의 '멜로디 중심'이라는 엣센스에서 벗어나 멜로디가 모호해지고 분위기 살리는 데에만 열중하는 음악들이 훨씬 많아진 게 아쉽다. 그것도 나름 괜찮은 흐름이긴 한데, 문제는 음반으로 따로 들으면 정말 듣는 맛이 없다는 것.
뚜렷한 멜로디라인이 살아있어 인상깊은 음악이, 조금이나마 더 많아졌으면 싶다.
091. 자신 스스로 가공의 게임 BGM을 만든 적이 있습니까? 그것은 어떤 장르의 게임이었습니까?
아놔 글쎄 재능이 없어서 만든 적이 없다니까 그러네(...).
092. 새로운 게임이 나올 경우, 어떤 곡이 흐를 것인가 신경이 쓰입니까?
게임음악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안 쓰이는 게 더 이상하지 않나.
093. 어떤 쓰레기 게임이라도 음악을 듣고싶어서 연습이나 플레이를 계속 했던 적이 있습니까. 그 것은 어떤 게임입니까?
게임은 지랄인데 음악만 좋아서 잡았던 경우라...... 보통 그런 경우에는 게임은 외면하고 그냥 음반 사고 말겠지만, 당장 기억이 안 나는 걸 보면 다행히 없는 것같다(...).
094. 게임이 너무 어려워서 곡이 싫어진 적이 있습니까. 그 것은 어떤 곡입니까?
[드럼매니아 5th Mix]의 엑스트라 스테이지 곡인 '아이들의 낙서장'. 곡 자체로는 꽤 들을만한 재즈계 곡인데도, 채보가 인간의 한계를 실험하기 때문에(...) 곡에도 신물이 난 케이스(컴포저는 사사키 히로시로, 이후 시리즈에서도 이런 만행을 자주 저지르신다. 곡은 좋은데 말이지). [키보드매니아]의 '헨리 헨리' 등도 비슷한 케이스.
095. 게임음악에 대한 의견으로 다른 사람과 대립, 충돌한 기억은 있습니까. 그것은 어떤 게임의 어떤 의견이었습니까.
글쎄. 게임음악과 관련해서 다른 사람과 토론이나 대립을 한 기억은 적어도 내 머릿속에서는 없다. 아니, 그보다 먼저... '음악'을 주제로 토론한다는 게 가능은 한 건가.
096. 게임음악에 필요한 것은 복잡한 멜로디라고 생각합니까, 그렇지 않으면 기억하기 쉬운 멜로디입니까.
쉬운 멜로디. 고전 게임음악의 본령이 거기에서 출발할 뿐더러, 쓸데없이 복잡하고 외우기 어려운 멜로디 가진 음악 치고 좋게 느껴진 것이 별로 없다.
097. 게임음악에 대해서, 이래저래 멜로디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까.
필요하다. 요즘은 더더욱.
098. 게임음악 중에서 기존의 음악을 어레인지하거나 인용해서 써먹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과거의 게임음악도 당시의 그 게임을 즐긴 사람에게는 추억이자 단편인 데다, 제작사의 입장에서는 귀중한 자산이고 자원이기도 한 만큼, 개인적으로는 과거의 자사 게임 음악을 어레인지 형태로 재포장해 집어넣는 행위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는 편이다(오히려 이런 시도를 국내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게 아쉽다). 이런 고전음악 재포장에 특히 노하우가 많은 회사가 남코인데, 요즘에는 [큰북의 달인] 시리즈에서 이런 재능이 대폭발하는 중.
099. 게임에 한정하지 않고서 이런저런 장르의 BGM곡에 대해서 이야기한 적은 있습니까? 그것은 어떤 것에 대한 것이었습니까?
가끔 기분 내키면 영화 OST나 애니메이션 OST도 사기는 하지만, 딴 사람과 이야기하거나 감상을 공유하거나 한 적은 별로 없다(라기보다 기억이 안 난다).
100. 당신은 다른 누구의 도움도 없이,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변명이나 설명 없이 무난히 들려줄 수 있는 음악을 만들 자신이 있습니까?
그럴 능력 없다니까 그러네. ...마지막 문항까지 집요하군 당신(...).
이상입니다. 냥.
'Talkin' about Gam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최근에 구입한 게임 / [파이널 판타지 5] 관련 끄적끄적 (7) | 2006.10.15 |
---|---|
근황 : [페르소나 3] 공략중 (8) | 2006.07.29 |
애들립 카드 시대에 대한 노스탤지어 한 장 (20) | 2006.07.06 |
한국닌텐도 설립, 그 진의는? (20) | 2006.06.30 |
이맘때쯤이면 늘 있는 생존신고(겸 이것저것) (10) | 2006.06.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