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발견 #5 : 회사 엘리베이터 한귀퉁이

마감 와중에 깔짝 쓰는 급조 포스팅(...).
이달은 특히나 회사 이사부터 시작해 줄줄이 일정 지연성 사건이 걸려버려서, 업체 순방마저 모두 캔슬하고 원고 모드에 들어갈 정도로 정신없는 와중입니다. ...랄까 그럼 이런 거 쓰고 있으면 안되잖아(먼산)


회사가 이전의 세상의 땅끝 오지에 있다가 (동은 똑같지만) 그래도 나름 번화가로 옮겨오고 나니 달라진 체감이라면, 역시

• 점심 먹을 데가 좀 더 다변화되었다 (ex. 한솥도시락)
• 드디어 엘리베이터가 생겼다(...)
• 이제 회사 근처 편의점에서 산타페 헤이즐넛을 사마실 수 있다(......)
• 아침에 등교출근하면서 맥모닝 세트를 먹을 수 있다
• 야근하기가 매우 미묘해졌다
• 회의실이 통풍이 잘 되어서 좋다
• 이제 출퇴근하면서 그 씹어먹을 마을버스를 안타도 된다
• 기타등등

......아아, 이렇게 소시민적일 데가.

뭐 여튼, 주변 환경은 확실히 이전보다 약간 더 나아진 느낌. 넓기만 했지 뭔가 답답하고 엄한 느낌이었던 이전 입지에 비해 이번에는 좁긴 해도 꽉 들어찬 느낌이라, 일단은 나쁘진 않군요.
...컴퓨터가 엄하게 맛이 가서 마감 끝나고 백업 & 포맷을 해야 한다는 게 문제지만. 씁.
그래서 현재는 노트북으로 작업중.

---

...어쨌든
한동안은 나름 감격하면서 탔던(지금은 감격이 많이 줄어들었음) 엘리베이터인데,
엘리베이터 내를 이곳저곳 생각없이 살펴보다 보니 뭔가 재미있는 게 하나 있더군요.




Photographed by Phio, '07.


바보용(...) 어쩌고 하는 저 엄한 낙서는 무시하고
사진 주변부를 잘 보면,
뭔가 안 어울리는 고유명사 하나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



...대권브이태권브이 나인제로?!



추측해보면, 아마도 [태권V '90] 영화개봉시 배포했던 책받침(그땐 그런 거 많이 했었죠. 최근에 복각된 태권브이 DVD에서도 당시 책받침을 복각해서 사은품으로 끼워줬다고 하던데)을 무참하게 오려 이런 데 덧대기로 사용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아마도 확실.
밑으로 슬쩍 보이는 저 고유명사는, 그 와중에서 흔적만 남은 당시 책받침의 주제가 가사일 거고.


인류의 유산도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공터의 돌무더기가 될 수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저런 잔해를 보고 있으면 약간 입맛이 쓴 건 사실입니다. 뭐, 세상이 다 그렇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