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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ed by Phio, '03.


이웃 블로그의 이 글을 읽다보니, 문득 애들립(AdLib) 카드라는 고유명사가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생각난 김에 끄적끄적.
저는 당시 MSX로 입문했던 게임 키드와는 달리 오락실 한 판 50원 하던 시절부터 시작해 애플 ][라는 (당시로서는 너무 어려웠던) PC를 거쳐 IBM-PC XT로 넘어간 타입이었기 때문에, 8비트 PC에 대한 추억은 그다지 많지 않은 편입니다. 아마 제 게임 체험의 본격적인 원점은, 20MB HDD 달린 구닥다리 메이커제 XT에 애들립 카드(물론 복제품)를 비싼 돈 주고 사서 달고 음악을 듣기 시작한 바로 그 지점에 있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위 사진은, 2003년 11월호 월간 [GAMER'Z]의 'Phio's Trivia'(현 '키노피오의 살다보면') 코너 제 3회던가에서 사용했던 것을 원본으로 하여 조금 손을 본 것입니다. ...지금 다시 보니 꽤나 못 찍었군요. 초점도 엄한 데에 가 있고. 음.



원래의 이름은 'AdLib Music Synthesizer Card'. 지금은 없는 회사(...)인 캐나다의 애들립(Ad Lib[각주:1]) 사에서 1987년 발매한 IBM-PC용 확장 사운드 카드로, 야마하의 FM 사운드 칩인 YM3812를 사용하여 멜로디 6ch+리듬 5ch로 11중 화음의 구현이 가능했습니다(변형으로, 멜로디 9ch로 9중 화음도 가능). 비교적 저가격으로 음색의 자유로운 합성이 가능하고 제법 들을 만한 전자음악이 나와주었기 때문에 PC 유저들에게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았고, 특히 PC용 게임들이 라이선스 형식을 통해 애들립 카드를 지원하는 경우가 많아 IBM-PC용 사운드 카드의 사실상 표준이 된 물건이기도 하지요.
사진은 1990년에 발매된, 가장 널리 보급된 후기형 모델.

당시의 PC는 8비트고 16비트고 가릴 것 없이 내장음원이 빈약하기 짝이 없었기 때문에(그나마 들을 만했던 게 3중화음+노이즈 1음이 가능했던 MSX의 내장 PSG 음원 정도), FM 음원의 등장은 나름대로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각주:2]). 게다가 90년 이후에는 대만 등지에서 값싼 복제품이 대량으로 유통되기 시작하는 바람에 구하기도 대단히 쉬워져, PC 사용자에게 큰 호응을 받았습니다. 지금은 PC 사운드카드의 사실상 표준이 되어버린 싱가폴 크리에이티브 테크놀로지 사의 사운드 블래스터조차도, 발매 초창기에는 애들립과 동일한 YM3812 칩을 달고 '완전호환'과 '그에 더해 음성합성도 가능'을 광고했던 아류작에 불과했을 정도였으니까요.
제가 애들립 카드를 산 건 아마 91년쯤이었던가로 추측. 물론 복제품이었습니다만(당시 어디에서도 정품을 팔지 않았다는. 있었어도 비싸서 사는 사람이 없었겠지요), 어쨌든 기쁜 마음으로 없는 용돈 모아 털어서 산 후 처음으로 연결한 게임이 아마도 루카스필름 게임즈의 [룸(LOOM)]. 9중화음으로 게임의 오프닝 테마를 처음 들었을 때는 그야말로 감동의 도가니였다......라고 기억합니다. 그 뒤로는 일부러 애들립 카드가 지원되는 게임만 골라서 즐겼던 기억이 있군요.


아아, 추억의 마크(...)


지금이야 DOSBox 같은 Real DOS 에뮬레이터가 계속 발전하고 있는 와중인지라 웬만한 도스 게임이나 프로그램은 창모드(!)에서 간편하게 돌릴 수 있는 세상이 되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아직 애들립 음색을 100% 완전하게 재현하고 있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소프트웨어 레벨의 에뮬레이션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인 것같긴 합니다만.

개인적으로 과거의 컴퓨터 유물(...)에도 관심이 많은 입장에서, 초창기의 청계천 한글카드나 옥소리 사운드카드같은 건 역사적 가치가 높으니 보존해야 된다고 떠들고 있기도 합니다만, MSX 음악을 추억하는 사람이 아직도 많다면 애들립 음악을 다시 듣고 싶어하는 사람도 어쩌면 아직 많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가끔은 합니다.
그래서, 무척 개인적인 욕구에서 예전에 한때 'AdLib Nostalgia'(가칭)라는 프로젝트를 구상하기도 했었습니다. 실기 애들립 카드와 PC를 준비하고, 그 상에서 리얼 DOS로 게임을 돌려 애들립으로 훌륭한 음악을 들려주는 게임을 선별해 음악을 깨끗이 따낸 후, 이를 CD-R에 담아 일종의 동인음반(...)으로 배포하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라는 게 그 구상이었지요.
그런 의미에서 해외 사이트를 통해 YM3812가 박힌 오리지널 애들립 카드와 사운드 블래스터 초기형(이거 의외로 구하기 대단히 어려움)을 수집하는 등(지금도 갖고 있습니다) 나름대로 준비를 하기도 했습니다만, 결과적으로 믹싱 관련의 지식이 아무 것도 없는데다가 제 자신이 게으르고 적극성이 부족한 탓도 있어, 결국 구상 단계에서 현재까지도 홀드 상태.
혹시 직접 나서실 뜻있고 시간있는 분이 있으면, 신원이 확실하다는 전제 하에 제가 가지고 있는 카드를 대여로 제공해 드릴 용의는 있습니다(웃음).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치면, EA의 [Ski or Die!] 메인 테마곡(아는 사람은 아는 애들립계 최고의 명곡 중 하나)이나 오리진의 [Ultima 6] 오프닝 시퀀스 곡 'Can't Remove the Pain', 루카스아츠의 몇몇 곡, 당시 국산게임의 곡들(...이쪽은 한다치면 판권 문제부터 해결해야겠지만) 등등 따내볼 곡은 참 많지요. 뭐 지금도, 미련은 아직 남아있긴 합니다만.


그땐 ROL 파일도 참 많이 들었었는데 말이죠. 초중기에는 MROL을 많이 썼었고, 이후 IMS파일이 대세가 되면서부터는 친구의 추천으로 OCPLAY를 주로 썼습니다. 사진의 곡은 바로, 지금은 유명 일러스트레이터이신(이하생략)


이후 PC통신이 나름 대중화되고 옥소리 등의 사운드 카드가 대량 보급되면서, 아마추어 음악을 제작하는 유저들이 늘어나 동호회가 활성화되기도 했지요. 가요나 팝을 따서 가사를 붙여 유사 가라오케 식으로 만들거나, 순수하게 창작곡을 만들거나...... 뭐, 저도 ROL을 컴포저로 만들어보려고 삽질한 기억이 꽤 있습니다만 역시 예술혼이 없어서(웃음) 결국 포기. 그 이후로는 남의 좋은 곡을 감상하는 정도였을까요. 그땐 뭐 그랬죠. 음.



자료용으로 구입한 애들립 카드나 사블은 이럭저럭 아직 남아있으니(정작 한때는 유저였던 옥소리는 현재 손에 아무 것도 남아있지 않음), 나중에 기분이 내키면 수집물 사진전이나 한 번 해볼까 생각중. 세계를 호령하는 사운드 블래스터가, 한때는 이런 시절도 있었던 겁니다. 냠.

예고편 하나.
계속 차일피일 밀리고 있는 [브레이크 에이지] 작렬사진전 포스팅 건입니다만,
조만간 올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유니크한 물품들이 몇 개 더 손에 들어와서요. 음.


 
  1. 국내에서는 '애드립'이라고도 많이 부르죠. 원래는 음악용어로서 '즉흥적으로(ad libitum)'라는 의미로, 재즈 등에서 자유로이 즉흥적인 연주가 가능한 소절에 사용합니다. 드라마나 방송 등에서 사용되는 '애드립'이라는 용어도 여기서 온 것. [본문으로]
  2. MSX 사용자라면 잘 알 만한, 파나소닉의 FM-PAC도 FM음원 계열의 확장 카트리지. 이쪽은 야마하의 YM2413 칩을 사용했었죠. 그래서 11화음으로 동일.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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