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간, 언제나 있는 마감 막바지 치이기에 휩쓸려 있었습니다.
물론 그 와중에도 가끔 뉴스 사이트는 들렀기 때문에, 참 기분 엄한 노릇입니다만.
참 알량한 글줄에 불과하겠습니다만, 진심으로 명복을 빕니다. 다음 세상에는 이 나라에 태어나지 않으시길.
...그건 그렇고,
작년 말에도 이 좁은 게임 바닥에서 뉴스의 핵심이었고 요즘도 뉴스의 중심인 것 같은
모 게임의 최근 연잇는 얘기들을 보면서
미묘한 입맛 씁쓸함을 느끼는 건 꼭 저뿐만도 아닌 듯합니다.
특히 얼마전 터진 그 화제의 경우엔,
예전부터 늘 언젠가는 긴글로 한 번쯤은 써볼까 하고 있던 이 나라에서의 표절논의의 처절한 핀트 빗나감에 대해 다시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도 했고.
마침 그 화제를 가지고, 지인 P군과 메신저로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기 때문에
간만에 메신저 대화질 땜빵 포스팅을 하고자 합니다.
...사실 지금도 얼렁 집에 들어가 자고 빨리 재출근해야 하는데 이런 거 쓰고 있는 거라
길게 쓰기도 좀 엄하고 해서.
물론 당사자 허락은 받았습니다. :>
P군
또 로고표절 터졌네요..
Phio
뭐 정황 얘기를 들어보니 아티스트 쪽도 나름 논리는 있는 듯한데
그때 제대로 봉합 못했다가 원작자 귀에까지 들어와서 제대로 버럭이 된듯
P군
근데 로고만 문제는 아닌 것 같은데요...;;;
전체적인 작업물 자체에 표절이 많다고 걸리네요...
-_-;;;; 비트매니아 쪽 빌려다 마이 쓴 듯..
Phio
마아, 뭐 표절이란 건 지적당하기 전까지는 양심 문제고 지적당하고 나면 법적 문제니까
어차피 일반인 차원에서는 별로 신경 안써도 되는 문제
솔직이 한국이란 나라에서 좀 솜씨는 거칠지만 매우 독창적인 작가가
제대로 인정받고 그 독창성에 합당한 돈을 버느냐,
그건 아니라고 보니까
표절 좀 해도 때깔 좋고 그럴싸한 물건에 박수를 치는 대중이 다수인 한
이런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반복되겠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 정도
P군
-_-;;;;
하긴 개발자란 사람들이 닥터쓰는 마당에 뭘 바래
그래놓고 맨날 니들이 닥터쓰니까 우리가 망해 헛소리나 하고 ㅋㅋㅋㅋ 야 =ㅂ=ㅋ ㅋㅋㅋㅋ
Phio
예전부터 가지고 있는 생각이지만
표절에 난리치는 게 잘못된 건 아닌데
일단 독창적인 사람이 보이면 높이 쳐주고 사주고 띄워주고
그런 문화가 없으면 이 문제는 계속 반복될 거라고 생각
P군
그게 전반적으로 문화적 수준이 낮아서 그렇다고 봐요...
좋은 독자 좋은 소비자가 없어
좋은 작품을 보면 좋다고 피드백하고 아닐 땐 아니라고 등 돌리고 이런 피드백을 충실히 할 줄 아는 사람들이 없어..
그리고 보는 눈 자체도 낮아요
Phio
아닌 말로, 독창적이고 실력있다는 만화가들이 국내에서 돈벌이가 안되어서 해외로 뛰쳐나가는데
그런 나라에서 표절 안하고 돈벌라는 게 더 잔혹한 얘기 아님? --a
P군
표절 안하고도 할 방법은 많은데 표절 안하는 애들은 자기PR이나 마케팅이 약해서 안 팔린다고 보는디용
Phio
물론 그런 것도 있는데
표절을 안했고 독창적이다, 그거 하나만으로 입소문을 타고 파워가 되는
그런 메커니즘이 한국은 지독할 정도로 약함
P군
만화도 소설계도 다 인맥 마케팅으로 출세하고 눈에 띄어야 일단 팔리고
근데 표절하는 애들은 창작하는 애들이 골빠지게 뭐 만들 시간에 지는 편하게 표절하니까 남은 시간에 마케팅 하는 듯
Phio
뭐 그런 걸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니까
하나의 큰 흐름이 된 느낌도 들지
P군
그건 그런 듯...
근데 그 게임은 까이면 곤란한 게 너무 많아서 좀
뚜껑 좀 제대로 닫고 관리좀 하지 싶어져요...
관리차원에서 뭔가 부실해진 듯? --; 특히요새..
Phio
글쎄, 그쪽 사내문화는 잘 모르겠지만
최근들어 여러 가지 의미로 타이밍을 참 못잡음
내놓을 타이밍, 홍보할 타이밍, 사과할 타이밍, 고칠 타이밍, 기타등등
뭐 솔직이 나라고 남말할 계제는 아니지
P군
.....음 사내문화가 그쪽으로 좀 무심했나보네효...-.-
확실히 저런 건 따로 신경 안 쓰면 소홀해지기 쉬운 듯...
근데 만들다보면 신경쓸 여력 안 나는 것도 이해는 함..
Phio
근데 이번엔 좀 지나칠 정도로 무신경해서 말이지
한정판의 물품 사진 문제나 같은 날에 게임 2개를 부침개 볶듯 쏟아내는 거라던가
그런 건 누가 지적 안해도 내부에서 경고가 나왔어야 하는 거임
뭐 밖에서 봐서는 모르는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을지도 모르지만(하품)
P군
안에서 뭔가 혼란스러운가바요....이번이 좀 그렇네..'ㅅ';;
Phio
뭐, 일단 소송이라는 발등의 불부터 끄고 봐야 하지 않을까시라
사실 물 건너 그 회사도 정작 물 건너에서 안좋은 소리 많은 것 같지만
타사가 음악게임 내서 좀 인기좋을 것 같으면 바로 소송걸어서 훼방놓고
결과적으로는 아케이드 음악게임을 반독점상태로 만들어놓은 것때문에
물건너 음악게임 팬들 사이에서도 여론이 안좋은 듯
P군
그건 마치
rpg가 나올 때마다 에닉스가 드퀘 표절이라고 소송거는
그런 무시무시한 상황과 비슷한 거네요
Phio
음악게임에서 그 회사표 트랜스와 유로비트만 듣고 있는 건 지겹다나, 뭐 그런 느낌
그 회사 음악게임은 외부곡 비율이 적고 같은 아티스트를 돌려쓰는 경우가 많아서
계속 음반 사서 듣고 있으면 좀 질리긴 하지(...)
P군
지금 루이비통 광고영상 보고 있는데
아까 그 게임 중에서 영상미 제일 좋다고 생각했떤 영상이
이거 표절한 거였군요
Phio
마아, 나도 그거 아까 봤는데
설령 의도적이었다고 해도 저런 부분은 뭐라고 하기도 쉽지 않지
이번에 지적된 건은 빼도박도 못하는 거니까 그렇다 치고(하품)
P군
근데 저 사람이 평소에도
표절로 유명했다고 하네요 -ㅅ- 냠냠
Phio
뭐 난 문외한이니까 꼭 그렇게 단정짓고 싶진 않고
근데 사실 예술쪽의 표절논란은 그방면 평론가들도 어버버하는 부분이 많아서
문외한인 일반인 차원에서는 뭐라고 하기 힘든 게 많음
P군
어....대중예술에서
문외한과 전문가를 나누면 안된다고 보는데요...
대중예술은 대중에게 호소하는 거고 대중이 아니다라고 생각한 거면 아닌 게 되는 거가 진리인데
그건 좀 아닌 것 같음..
Phio
대중이 아니다라고 생각한다면 안 팔리는 게 최고의 정답임
대중예술은 결국 팔리고 안 팔리고로 심판받는 거 아니던가
P군
무지로 인해 팔린 거는 어쩔 수 없어요...
알면서도 팔렸을 거라고 생각진 않아요
Phio
한국은 알려져도 팔림(...)
P군
.......아
그건 그렇네요
그러고보니 -_-... 후
Phio
심각한 표절이라는 게 넷에서 떠들어지고, 그걸로 자발적인 항의가 일어나고 리콜에 불매운동까지 번져서
결과적으로 안 팔리고 아티스트도 매장되면 그게 최고의 심판이지만
외국은 그게 가능할지 몰라도 한국에서는 꿈같은 얘기지
아까 내가 하던 얘기도 그 맥락이었
P군
ㅇㅇ....
Phio
그리고 표절 문제라는 건 결국
그걸 만드는 아티스트 사회에서 기준을 만들고
그네들끼리 알아서 자정하던지 매장하던지 해야 하는 거임
근데 한국은 정반대로 아티스트 사회는 대충 넘어가고 일반인들은 과도하게 목청 높여서 떠드는
대단히 역전적인 구조가 형성이 돼있지
이러면 발전이 될래야 되기 힘든 거임
P군
왠지 표절이든 뭐든 잘 팔리면 장땡이란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Phio
아직 한국에선 그게 맞지만
적어도 만드는 자의 양심이 그래서는 안 되겠지
알만한 사람들이 제정신차리면 언젠가는 다 제대로 돌아감
P군
.............차릴까...
Phio
마아
※ 참고로, 이 대화에 너무 깊은 의미를 부여하시면 지는 겁니다. :>
혹시라도 덧글이 너무 딥하게 들어가기라도 하면, 이 포스팅 자체를 자폭시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