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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t Worlds is a trademark of Flying Buffalo Inc and is used with permission ©2005 Alfred Leonardi
일본에서도 시리즈 첫 타가 출시된지 아직 얼마 되지 않은(작년 11월 25일 첫 발매), 색다른 방식의 대전형 게임 북 [퀸즈 블레이드(クイーンズブレイド)] 시리즈를 아십니까?
실은 저도 몰랐습니다만(...), 지난달 초쯤 우연히 홍대입구역 근처 H문고(모르시는 분은 만화책 많이 사는 주변인에게 물어봅시다) 지하층 외국서적 코너를 훑다가 우연히 발견한 신간이었습니다. 일러스트북같아 보이는데 뒤집어 보면 게임 북이라고 되어 있는 것이 신기해서, 충동구매로 지른 물건이었지요.
지르고 나서 한동안 잊어버리고 있다가(...) 문득 생각나 국내 웹을 좀 뒤져봤는데, 제가 아직 덜 뒤져서인지는 몰라도 이 시리즈에 대한 정보나 플레이 기행 등이 공개된 사이트나 블로그를 적어도 국내에서는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해서, 나름대로의 조사를 거쳐 알아낸 것을 제가 직접 여기에 공개하고자 합니다.
이 독특하고도 고풍스러운 리바이벌 게임 북을, 국내에 더욱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퀸즈 블레이드]는 기본적으로, 캐릭터 별로 나누어 팔리는 대전형 게임 북입니다. 각 캐릭터는 모두 여성이며(...남성에게 팔려면 당연한가), 각자 공격이 강하거나 민첩성이 뛰어나거나 하는 등으로 능력과 강력함에 차이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1:1 대전을 상정하고 있으며, 이 [퀸즈 블레이드] 시리즈를 가진 다른 대전상대와 서로 일정한 룰에 따라 대전하여 승패를 가르는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이쪽이 제가 최초에 산 책이었던 [유랑의 전사 레이나] 캐릭터 북. 11월에 [황야의 의적 리스티]와 동시 발매된 것으로, 왠지 모르게 이쪽이 인기가 더 좋은 듯합니다(...). 캐릭터 디자인은 애니메이션 [마이-HiME]와 [기어전사 덴도], [신세기 GPX 사이버 포뮬러 SAGA & SIN] 등의 캐릭터 디자인으로 유명한 애니메이터 히사유키 히로카즈(久行宏和)가 맡았습니다.
12월에는 추가로 [숲의 문지기 노와](여담인데, 이 캐릭터 무려 노팬티라는 소문이 있는)와 [어금니의 암살자 이루마](본 포스팅 맨 서두에 있는 책)가 발매되어 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캐릭터가 조금씩 추가될 듯.
...말하자면 일러스트 북과 게임 북의 퓨전 형태인데, 덕분에 게임보다는 일러스트 때문에 사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 듯. 뭐 일러스트 북으로도 눈이 심심하지 않기는 합니다만(...).
일단, 제 나름대로 전문 번역해 본 이 게임북 첫 페이지의 룰 해설을 첨부합니다. 좀 길어서 more로 가려둡니다. 관심있는 분은 클릭해 보시길. 번역의 오류 지적은 언제든 환영합니다(...이걸 사신 분에게 해당되는 말이겠지만).
룰을 보셨으면 알겠지만, 비교적 간단하면서도 나름대로 이런저런 배려를 많이 해두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기본적인 룰은 설명만 듣고 따라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하면서 부가적인 룰을 책 내의 코멘트로 보충하여 바리에이션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저 트레이딩 카드 게임계의 걸작 [매직 더 개더링(MAGIC : the Gathering)] 시리즈와 그 디자인이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습니다.
일대다 전투나 팀 배틀까지의 변형 룰도 있고, 거듭된 전투에 따라 캐릭터의 능력치를 성장시킬 수도 있는 등, TCG나 TRPG의 요소도 어느 정도 함유하고 있는 것이 이 게임의 특징.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 게임은 1985년 미국 NOVA GAMES사에서 처음 발매된 컴뱃 픽처 북, '로스트 월드(Lost Worlds)' 시리즈에 기초한 라이선스 하에 제작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Ace of Aces]로 유명한 게임 북 디자이너 알프레드 레오날디(Alfred Leonardi)가 고안해 낸 이 시리즈는, TRPG 브랜드 '터널스 앤 트롤즈(Tunnels & Trolls)'로 유명한 플라잉 버팔로(Flying Buffalo) 사에 의해 현재까지도 계속 신작 시리즈가 나오고 있을 정도로 미국에서는 유명하다고 합니다.
한국에 비해 게임 북이나 TRPG 유저층의 역사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깊고 탄탄한 일본의 경우 이미 86년에 '로스트 월드'의 일본어판이 소프트뱅크 사를 통해 발매되어 인기를 끌기도 했다는데, 그 붐이 지나고 한참 뒤인 지금 국내에도 유명한 하비 저팬 사에서 이 시리즈의 라이선스를 다시 따내 독자적인 시리즈인 [퀸즈 블레이드]로 재출시한 것입니다. 과거에 즐겼던 사람들에겐 향수를, 그리고 이 게임을 모르는 요즘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재미를......이라는 게 기획 의도인듯.
...물론, 우락부락한 남자들과 야수들과 아마존에 고블린같은 괴수대열전이 총출동하는 오리지널 아메리칸 버전을 그냥 내면 요즘 시대에 팔릴 리가 없으니까
캐릭터는 미소녀로, 남성의 하트에 직격
...인 거죠. 그래서 [퀸즈 블레이드(Queen's Blade)]인 겁니다. 으흠.
덕분에, 이 물건은 지난 11월 일본에서 처음 발매되자마자 아키하바라를 중심으로 멋지게 완전 매진되어 한때 씨가 말랐다는, 사실인가 싶을 정도의 전설이 전해지고 있습니다(...사서 훑어보시면 알겠지만, 전반적인 일러스트 ─ 특히 상대에게 '당했을' 때의 그림이 의외로 적당히 에로틱합니다). 흘러간 과거의 게임북 추억을 다시 맛보고 싶은 사람 쪽이 많았던 건지, 게임북을 가장한 미소녀 일러스트 북에 꽂힌 사람 쪽이 많았던 건지는 불명. 냥.
어찌보면 참 일본스러운 상술이기는 한데, 뭐 80년대 유행인 게임북을 요즘 시대에 맞게 되살린다는 측면에서는 나름 이해할 만한 측면도 있습니다. 실제로 여기 그 의도에 충실하게 낚여서 산 인간도 하나 있고(...). 으흠.
물론 이 물건도 어디까지나 '로스트 월드' 시리즈의 라이선스인 만큼, 혹시나 미국의 '로스트 월드' 게임 북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똑같은 룰로 함께 대전을 펼칠 수 있도록 룰이 완전히 호환됩니다. 북미에서는 확장팩 격으로 '판타지 카드'라는 것도 별매로 팔고 있는데, 이를 사용하면 캐릭터에게 추가 무장이나 무기를 달아주거나 아이템을 지참시킬 수도 있는 등 다양한 바리에이션으로 대전할 수 있습니다.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마술사 등의 추가 캐릭터 북도 있고(룰에도 잠깐 나오지만, 태그 배틀에서 원호공격으로 진가를 발휘하는 것 같습니다) 말이죠. 대한민국에서는 아무런 정보도 없는 게임이지만, 물건너에서는 나름 유명한 오프라인 게임계의 명작인 셈입니다. 뭐, 보드게임 붐이 인 지도 얼마 되지 않았으니 당연한 걸까나.
처음 이 책을 산 후 나름대로 자료도 찾아보고 룰도 따져보면서 연구중이긴 한데, 대전하면 과연 얼마나 재미있을지의 여부는 아직 미검증 상태입니다(...). 주위에 이런 것에 흥미를 가진 사람을 찾기가 드무니 어디 대전할 수가 있어야 말이죠. 그래서 일부러 최근에 책(이루마)을 한 권 더 샀습니다만, 과연 언제 대전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일본어판이라서 일본어 능력이 어느 정도 되어야 한다는 부가적인 문제도 있고 말이죠. 쩝.
조건이 되시는 분이라면, 한번 구입해 친구와 함께 즐겨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끝으로, 이루마와 함께 산 충동구매성 책 하나.
드디어 나왔습니다. [The ARK ~리니지 II 설정화보집~]. 물론 일본어판.
국내에서는 이미 정평이 나 있는 유명 게임 일러스트레이터인 3rdBASS 정준호님의 일러스트가 메인으로, [리니지 II]의 아트에 관심이 있거나 화보집이 나오길 기다렸던 사람이라면 구입해도 후회하지 않을 물건. 국내의 경우 (...대략 8만 5천원쯤 되는) [리니지 II 프라임 패키지]에 포함되어 있는 설정자료집 정도가 여기에 견줄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냠.
...뭔가 예전 언젠가 썼던 글과 똑같은 푸념이 한 번 더 나올 것같으니 여기서 생략.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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