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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Images Photographed by Phio, '07.



제방 침대 머리쪽에는 먼지 잔뜩 먹은 채 처박혀 있는 각종 알 수 없는 잡동사니가 좀 있는데, 그중 대부분은 대략 90년대 초중반 중고딩 시절에 듣던 20세기의 카세트테이프들입니다.
이제는 군부대에서도 MP3나 CD 듣는 시대다보니까 카세트는 사실상 쓸 데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90년대 초중반의 음악적 필수품은 어디까지나 카세트였고 학교에서는 좀 돈 있다는 집 얼라들이 마그네슘 코팅 바디로 번쩍번쩍하는 소니나 아이와 워크맨을 가지고 다니며 자랑하던 게 일이던 시절이죠.
제 경우에는 당시까지만 해도 돌아다니며 음악 듣는 취미까지는 없었기 때문에(...정확히는 컴퓨터나 게임기로 게임하느라 신경도 덜 썼고 집에서도 사주질 않았던 탓이지만) 워크맨 류는 별달리 없었습니다만, 테이프는 어쩌다 가끔 사긴 했었습니다. 특히 이 당시에 어쩌다 잘못, 당시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좋아하던 중고딩들 사이에 나름 유행하던 게임음악 불법더빙 테이프들을 몇 개 사모으다보니 결국 취미가 이쪽으로 빠져버리기도 했지요.
그런 엄한 청춘날의 잔해가, 이번 포스팅의 주제입니다.

얼마전 문득 기분이 내켜서, 물티슈 몇 장을 뽑아들고 침대 깊숙한 어딘가에 박혀있던 카세트테이프들을 대대적으로 발굴해내 먼지 닦아내고 안전한 데로 구출하는 과정에서 열몇 개 정도의 더빙 테이프들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사기는 이거보다 좀 더 샀던 것 같은데, 분실도 좀 된 것 같으니 이 정도에서 만족해야겠죠.
그중 일부를 공개해볼까 합니다. 냠.





91~92년 언저리의 게임잡지를 나름 꼼꼼히 읽다보면, 가끔 해외 새소식이나 신상품 소개 란 한구석에 박혀있던 일본 게임음악 CD 신보 소개를 볼 수 있었습니다(일본에서도 그 당시는 게임음악 상품화의 황금기로, 팔콤이나 코나미, 세가, 데이터 이스트 같은 회사들이 저마다 사내 밴드를 조직해 라이브도 열고 앨범도 내는 등 활발하게 활동했었죠. 명반도 많이 나왔습니다).
당시의 게임들은 음원이 워낙 한정적이고 제약이 많다보니 이를 커버하기 위해 매력적인 멜로디나 인상에 깊게 남는 선율을 내세우는 경우가 많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 게임의 음악, 따로 듣고 싶다'라고 생각하곤 했었죠. 여기서 조금 더 나가면 테이프로 음악을 따내 더빙해서 듣거나, 좀 더 나이가 있고 선구적인 매니아는 직접 음반을 어떻게든 구입해 열심히 사모으기도 했었고. 지금보다 해외물건 구하기가 몇 배로 어렵던 시절이었으니만큼, 당시의 무용담은 오히려 지금 들으면 잘 와닿지 않을 정도.
...그런 와중에, 대략 92년쯤 어느 알 수 없는 업체(...)가 용감하게도 '게임음악이나 애니메이션 음악을 카세트로 더빙해 싸게 팔자'는 사업을 실천에 옮기면서 새로운 길이 열렸습니다. 이렇게.


01



그때는 용산 나진상가의 휴대폰골목(...)이 전부 슈퍼패미컴 등의 비디오 게임 밀수해 파는 가게였던 시절. 몇몇 매장에서 이 해적판 카세트들을 들여놓아 팔기 시작하면서 나름 매니아층이 생겨, 나중에는 동네 게임샵에서도 박스 단위로 들여놓고 팔기 시작하곤 했었습니다.
그 초창기에 용산 터미널상가 2층에서 제법 자리 크게 잡고 게임 팔던 모 매장에서, 초판(...)에 해당하는 초록색 레이블의 카세트테이프 두 개를 산 게 그 시작이었지요.



문제의 초록색 2개. 'Music from Ys'와 '스트리트 파이터 2' OST인데, 카세트다보니 분수가 딸려서 몇 곡이 잘려나갔고 노멀 테이프라서 음질도 참 거시기했던 기억이.



[이스]의 경우 당시 (이식도 거시기하기로 유명했던) IBM판을 즐기고 있었고, 스파야 뭐 당대의 아이콘이었으니까(저도 스파2대시 시절까지는 많이 즐겼었습니다. 당시 주캐는 베가와 바이슨이었지요 아마). 가장 처음에 산 테이프이다보니 나름 애착이 있어서 버리지 않았던 듯.



당시 열심히 즐기던 FF5와 FF6의 OST도 구입(카세트 수가 많아서 돈이 꽤 깨졌...). 곡 제목의 번역이 지랄날라차기 수준인 건 일본어를 몰랐던 그 당시에도 대강 눈에 보였을 정도. '파픈 트윈비'도 좋았죠. 음.



[중장기병 발켄]도 샀고 [스내처 줌 트랙스]도 사는 등 이것저것 그땐 참 많이 샀는데, 지금은 기억에는 있는데 수중에 없는 것도 좀 있는. 뭐 그래도 그때 샀던 음반의 대부분을 훗날 결국 CD로 다 구비해 지금도 가지고 있으니까, 입문용으로는 괜찮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불법이지만. (하품)



012


이 해적테이프는 이후 레이블 색깔을 몇 번 바꿔가며 꽤 여러 버전이 나왔고, 라인업도 대략 200종 이상(물론 애니메이션 포함)이었던 걸로 기억하지만 대략 94~5년 언저리를 기점으로 CD가 대세가 되면서 슬쩍 사라져버리게 됩니다. 지금은 구할래야 구할 수도 없겠죠.
그 외에도 개인적으로 더빙해 펜으로 인덱스 만들어 끼워넣은 홈메이드 테이프나, 96년 이후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구입한 동호인 더빙 테이프 등도 있어서 모아보니 제법 되더군요. 언제 시간이 되면 싸구려 워크맨이나 하나 사서, 간만에 잡음 만빵을 느끼며 들어보는 것도 나름 즐겁지 않을까...... 하는 느낌입니다. 냠.



모아놓고 보니 이 정도. ...먼지 닦아내느라 좀 힘들었습니다. 워낙 오랫동안 방치해 놔서 제대로 재생될지도 좀 의문. 뭐 이것도 20세기의 마이너한 유물 중 하나라고 볼 수 있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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