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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G-MIN






Photographed by Phio, '06.


간만의 포스팅입니다(...언젠 안 그랬냐만).

이틀 전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몇 녀석은 내외분)과의 망년회... 비슷한 모임에 참가하러 집을 일찍 나섰다가, 마땅히 시간을 때울 거리가 없어서 나름 단골집인 이대역 근처의 일본라멘집 아지바코에 들렀습니다.
시킨 건 매운 미스즈멘(사진의 저것). 완탕과 아지타마 하나씩 얹어서 제법 든든.

한국식 매운맛과는 좀 다른 의미의 일본식 매운맛을 지향하는 이 먹거리를 섭취하다보니, 문득 같은 매움(辛さ)이라는 단어에도 양국에 묘한 편차가 있다는 평소의 생각이 다시 한 번 떠올라서, 여기서 간단히 정리해볼까 합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얼치기 비전문가의 근거없는 썰이니, 여기서 뭔가 학술적이거나 엄정한 의미같은 건 찾지 마시길.



사실, 매운맛이라는 게 엄밀한 의미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건 제법 유명한 상식입니다. 왜냐, '맵다'는 감각이란 실은 맛이 아니라 자극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혀는 기본적으로 짠맛, 단맛, 신맛, 쓴맛 정도를 판별한다고 합니다만, 매운맛의 경우는 맛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캡사이신(capsaicin)에 의한 자극입니다. 때문에 대개의 경우 매운맛이라고 하면 실은 단순한 매움 이외에 뭔가 다른 맛이 첨가되어 있을 경우가 많지요.

그런 의미에서, 사실 한국 음식이나 한국인들의 통칭에 들어있는 매운맛은 실은 문자 그대로의 매움보다는 엄밀히 말해 매콤함에 가까운 경우가 많습니다. 매우면서 달거나, 매우면서 시거나, 기타등등의. 옛날부터 매운맛에 길들여지고 다양한 매운맛의 육성에 잔뼈가 굵은 한국인이니까 가능한 어법이겠지요.
그런데 이런 전통이 우리보다는 확실히 옅은 일본의 경우(일본에서 한류가 대중화되기 전까지만 해도, 김치는 마늘냄새를 기피하던 당시의 일본인들때문에 비교적 천대받는 음식이었다고 합니다), 매움은 문자 그대로의 의미로 매움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일본 놀러가서 맵다는 음식을 이것저것 사먹다 보면, 분명히 매운 음식에 관한 한 세계에서 가장 단련된 민족의 하나일텐데도 불구하고 그 일본에서의 매운맛에 미묘한 위화감이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걸 가장 잘 보여주는 예가, 개인적으로는 일본의 과자 '폭군 하바네로(暴君ハバネロ)'와 국내의 과자 '절대신(...)'이 아닐까 합니다.
폭군 하바네로는 발매 당시 '세계에서 제일 매운 고추로 만든 과자'라는 특징때문인지 국내에서도 인터넷을 중심으로 제법 알려졌었는데, 마침 그 과자에 대해 들어서 알게 된 이후에 도쿄 여행을 갈 기회가 있어서 냅다 사먹어본 기억이 있습니다(한 봉지 더 사와서 회사 사람들에게도 돌렸던가 아마). 절대신이 그 이후에 출시되었으니, 뭐 모방작이라고 아니할 순 없겠지요. 그런데 둘 다 먹어본 입장에서는, 두 과자의 맛의 차이가 바로 양국에서 보는 매운맛의 차이를 잘 보여주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폭군 하바네로 쪽은 그냥 순수하게 맵습니다. 한국식 매운맛을 생각하고 냅다 물었다가는 그 자극에 질려서 집어던질 정도로, 과자 치고는 지독하게 매운 것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맛있는 과자가 못됩니다(...). 세계에서 제일 매운 과자라는 타깃이 비교적 분명해서, 맛은 별달리 없다고 봐야겠죠. 반면 절대신 쪽은, 폭군 하바네로보다는 어느 정도 절충점을 취해 한국식 매운맛을 택했다는 느낌입니다(덕분에 하바네로보다는 그냥저냥 먹을 만하지만, 매운 자극도 훨씬 덜합니다). 하바네로식의 순수한 매운맛을 한국인이 선호하는 건 분명 아니니까. 뭐 그런 식의.
그래서, 절대신은 의외로 폭군 하바네로의 단순한 모방작은 아닙니다(...정확히는 단순 모방작이 되기가 불가능했다는 쪽에 더 가깝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지만). 폭군 하바네로가 물 건너에서는 지금도 나름 인기 과자라서 계속 신버전이 나오는 모양이지만, 최근 일본 과자 제법 많이 수입되는 한국에서는 눈을 씻고도 찾기 힘든 건 아무래도 그런 탓이 크지 않을까 생각되는군요. 매운맛 좋아하는 한국이라지만, 받아들이기 힘든 맛이라는 탓이 클테니까.



뭐, 매운 미스즈멘 얘기하다 이리로 빠져버리긴 했는데(...),
제맛대로 음식을 먹는 법도 한국과 일본은 나름 많이 다릅니다. 적지 않은 음식을 한국에서는 먹기 전에 일단 신나게 비비거나 섞고 봅니다만, 일본 음식은 그런 경우를 찾기가 오히려 힘들지요(사실 뭐든지 섞고 보는 한국 쪽이 세계적으로는 별종이 아닐까 하는 느낌도).
미스즈멘이 나오길 기다리는 도중에, 벽면에 붙어 있던 사진 하나.

누르면 커집니다



미스즈멘을 맛있게 먹는 법

1) 먼저 위에 얹혀진 채를 잘 음미하여 드십시오.
2) 다음으로, 채와 섞이지 않도록 하여 순수한 국물을 마시십시오.
3) 면을 먹습니다. 아직 채와 뒤섞지 마십시오.
4) 끝으로 전체를 뒤섞어 변화하는 맛을 즐기십시오.
※ 처음부터 지나치게 뒤섞지 않는 것이 맛있게 먹는 비결입니다.

...라고 하더군요.
이 문구를 문득 보게 된 게, 위의 엄한 이야기를 풀게 된 계기라고나 할까. ...뭐, 그런 겁니다. 냠.


그건 그렇고,
아지바코가 오는 2월 28일자로 문을 닫는다고 합니다(자세한 것은 홈페이지를 참조). 개인적으로는 많이 아쉽긴 합니다만, 뭐 사정이 있는 것같으니 어쩔 수 없죠. 냠.
포인트카드 제법 쌓이신 분들은 그 전에 털어두시는 게 좋겠습니다. 저도 도장 두 개 더 찍으면 공짜 한그릇인데, 시간날 때 몇 번 더 가 둬서 포인트 털어둬야겠군요. 음.

...별 영양가 없는 포스팅은 여기서 끝(후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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