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는 말씀을, 그분이 어젠지 그젠지 하셨다고 합니다. (이젠 이니셜도 쓰기 귀찮으니, 앞으로 이렇게 통칭)
뭐 기사야 여기저기 쉽게 발견 가능하니, 굳이 링크까지 걸 필요는 없겠죠.
업무차 강남 돌아다니다가 밤늦게 집에 돌아와서 컴퓨터 켜고 포털 여는데, 대문부터 저 기사가 반겨주더군요.
한 번 읽어봤습니다.
그러고 나서 게이머 블로그나 커뮤니티를 돌아보니, 역시나 화제만발이더군요.
벌써부터 패러디 나오고 짤방 돌고, 그야말로 가가대소와 비아냥의 도가니. ...사실 딱 그 레벨의 말이긴 합니다만.
뭐 저게 왜 웃긴 말인지는 이미 숱한 블로그나 게시물이 다각도로 까주었을테니 저까지 거기 끼고 싶진 않군요.
...그런데 솔직이,
저 발언과 기사를 처음 봤을 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습니다만
저 말,
전 전혀 안 웃겼습니다.
아니,
오히려......
공포감까지 느꼈습니다. 정말로.
솔직이 저 말을 보면서 게이머들이 왜 그렇게 재미있어하고 비아냥대는지, 지금도 이해가 안 갑니다.
적어도 현 정부의 1년 궤적과 치적(...)을 꾸준히 살펴본 사람이라면, 이건 우스개가 아니라 호러입니다.
그것도 텍사스 스플래터급의.
이 정부의 시야각과 가시거리가 얼마나 짧고 비틀려 있는지는
이미 지난 1년간의 (여러 의미로) 다사다망한 사건들이 충분히 증명해 줬습니다.
뭐 멀리 갈 것도 없고, 얼마전의 그 사건만 해도
일주일도 못 돼 들통날 핑계를 대고, 증거를 내밀어도 배를 째며
정/관/검/경 합동으로 '오해'를 외치며 서로서로 감싸주고 입다무는 데 여념이 없을 정도로
그 시야가 한심할 정도로 짧기 그지없습니다. 사건 초기에 머리 제대로 숙이고 사람 제대로 쳤어도 이 사건이 이렇게 오래 이슈가 되진 않았을 겁니다. 물론 그러기 싫으니까 여기까지 온 거겠지만.
안보를 외치면서 군공항 정면에 진로방해 건물 세우는 걸 뻔하게 윤허해 주고, 대북관계는 군사정권 시대보다도 더 악화시켜 버렸고, 경제는 정말 일단 죽여놓고 살리겠다는 걸로 보일 정도로 멋지게 운영중이고, 정치경제문화예술 전방위에 걸쳐서 한 분야라도 적이 없으면 만들자라는 마음가짐인건지 괴악한 정책을 내세워 알아서 정적을 양산해 온 1년간의 궤적을 보고 있다보면,
그런 정부가 비디오 게임계에 눈을 돌렸다는 사실 자체가
그야말로 호러블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는 겁니다.
그렇잖아도 십수년간 불법복제와 싸우느라 악전고투하고 이번에 환율정책으로 제대로 크리 맞아버린 동네거든?
제발 이번 임기내만이라도 그냥 넘어가주면 안 되겠니? (...)
제대로 된 정부가 손을 대도 어디서 어떻게 삐끗해 엿이 될 지 알 수 없을 만큼 작은 시장에서, 저런 정부가 눈을 돌렸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솔직이 상상도 하고 싶지 않습니다.
가설이야 여러 가지 나오지요.
국산게임기 지원한답시고 듣보잡 회사들이 엄한 고성능 게임기 만들어내면 아까운 나랏돈 퍼주는... 데에서 끝나면 차라리 다행일 터이고,
국산게임 진흥한답시고 눈먼 나랏돈 먹으려 찍어내는 저급 게임에 지원금 투하하는 뻔한 상상도 가능하겠고,
좀 더 엄하게 들어가 보자면
국산게임기를 육성한다면서, 시장 어떻게든 다시 만들려고 골머리중인 국내의 외국계 플랫폼 홀더들(S사라던가, M사라던가, N사라던가 등등)에 정책지원을 끊고 오히려 뒷다리를 걸 거라는 예측도 전혀 불가능한 게 아닙니다.
실제로, 이 정부는 단 1년만에 숱한 사안에서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어버리지 않았던가요.
당장 간만에 전 게임업계를 대동단결시킨 심의료 폭등 논란이라던가(이하생략)
그런 이유로,
전 정말 진심으로 그분의 저 말씀이 진정 어느 봄날의 뻘소리지나가던 한담으로 그치길 간절히 바랍니다.
제발 이 좃도 없는 비디오 게임계에 눈을 돌리지 말아줬으면 좋겠습니다.
여기서 이상한 외부효과 몇 번 더 몰아치면, 정말로 이 바닥이 그라운드 제로가 될 지도 모릅니다.
세칭 올드 게이머 내지는 코어 게이머 여러분들은, 정말로 그런 공포감 안 느껴지시는 건지 궁금하네요.
Ps.
한국닌텐도는 앞으로도 더 힘들어지겠군요.
이젠 그분도 주목하는 기업이 되었으니. (먼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