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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G-MIN





이 카테고리도 참 간만에 써보는군요. 근 1년만인가.
주로 사회불만성(...) 잡설을 쓰는 투덜투덜 카테고리긴 한데, 그렇다고 해서 최근 사회에 별 불만(...)이 없었다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뭐랄까 그런 단편으로 포스팅까지 만들기 애매한 경우가 많아서 한동안 이 카테고리는 쓰지 않고 있긴 했었죠. 뭐 그렇다고 이번에 쓸 거리 역시 대단히 거창하다거나 그런 건 아니고......

그저, 이런 느낌이 든 것도 오래간만이니 까먹기 전에 글로 만들어두자... 정도이려나.
예전같으면 이런 화제는 모 잡지의 '살다보면' 지면에 쓰기 딱 좋았지만, 지금은 그것도 없어졌으니 말이죠.





미묘하게 날짜가 빠듯해서 업체도 안 가고 글짓기 골몰중...이긴 하지만, 월초이다보니 글 진도가 잘 안 나가서 스트레스를 풀기(핑계지만) 위해 가볍게 이리저리 웹서핑을 하던 중 모 업체의 홍보 사이트로 빠지게 되었습니다.



누르면 커집니다 / Click to enlarge

...뭐, '모 업체'라고 해봐야 보시면 다 아실 동네지만. 클릭하면 제 사이즈로 볼 수 있습니다.




이리저리 보고 있는데, 문득 한글 사이트는 한글 사이트인데 뭔가 졸 이질감이 든다는 새삼스런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왜냐면 이 페이지에서 소개되고 있는 뮤지션이나 아티스트들이 홍콩이나 태국, 싱가폴 등 아시아인들이었기 때문이죠.
아니, 이거 비하하는 게 절대로 아니라 단순히 생경했다는 느낌일 뿐입니다. 아마 여러 기업들의 홍보 사이트를 자주 들르시는 분들이면 이해가 빠르실 겁니다. 사실 적지 않은 다국적 기업들에게 있어 한국은 단순히 남아시아의 많은 국가들 중 하나일 뿐이기 때문에(일본처럼 아예 하나의 세계적 매스마켓이 된 나라도 아니고), 아시아태평양(Asia-Pacific) 지부 차원에서 통합 홈페이지를 만들어 홍보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그래서 들어가기 전에 언어부터 '영어 / 태국어 / 광동어 / 북경어 / 한국어' 식으로 선택해 들어가는 경우도 적지 않고, 한국이 포함되어 있는 DVD 코드 3조차 어디까지나 한국용 코드가 아니라 한국을 포함한 태국, 폴리네시아 등 동남아 전역을 커버하고 있는 광역코드이니까 말이죠.
그러니까 이런 취급(?) 받는 게 딱히 이상할 이유가 없기는 한데, 평상시에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 동남아 사람들의 이름이 슬쩍슬쩍 보이니까 미묘하게 이국적인 기분이 느껴지더라 이겁니다. 한글 페이지인데도.

뭐, 일단은 그것뿐이었죠.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과연 한국은 아시아의 일부인가,

혹은 한국인은 자신이 아시아의 일부라고 기꺼이 생각하고 있는가라는

새로운 의문이 들더군요. 실은 제가 느낀 생경함과 이국적임은, 어쩌면 거기에 기인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어째서 한글 홈페이지에서 미국이나 유럽, 일본(이건 사람에 따라 다르겠습니다만) 인기인의 이름이 보이면 별다른 이질감을 느끼지 못하는데,
정작 한국과 훨씬 더 지리적으로 가깝고 문명적으로도 연계가 가까울 터인 다른 아시아 국가 인기인들은 생경하게 느껴지는가.
도대체 한국은, 그리고 한국인은 한국 이외의 아시아를 얼마나 알고 있는가. 괌이나 푸켓의 휴양정보나 미얀마 독재체제, 90년대를 풍미한 홍콩 느와르 영화, 조악한 메이드 인 차이나...... 같은 단편적인 상식 외에, 우리가 아시아에 대해 진정 알고 있는 것은 도대체 얼마나 되나...라는 새삼스런 의문이 들더라 하는 거죠.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한 번 자문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요.



신문이든 웹진이든 포털의 뉴스 링크든 우리가 접하고 해외 소식을 얻어내는 이른바 언론부터가 그렇습니다만,
우리가 이들을 통해 습득하는 해외 뉴스에서 아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사실 극히 적다는 사실을 떠올리기란 어렵지 않습니다. 사실 이건 개발과 성장을 부르짖던 군사독재 이래로 현재까지 면면히 이어지는 한국 사회의 전반적인 경향이기도 한데, 철저하게 미국, 일본, 유럽 등 이른바 세계적인 선진국, 우리보다 모든 면에서 월등히 앞선 나라 ─ 정확히는 모든 면에서 우리보다 월등히 앞서 있다고 믿고 있는 나라들에 모든 관심의 채널이 맞춰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태국 수상 이름은 몰라도 영국 수상 이름은 알고 있는 것이며, 일본 이외의 다른 아시아 국가의 동정은 중국 정도 되는 나라가 아닌 바에야 어쩌다 좀 거한 사건이 터지거나 해외토픽감의 거리가 생겨야 언급되는 수준이 되는 거지요.
...사실 세계적인 비중으로 봤을 때, 구미 선진국들이 한국을 취급하는 비중도 우리가 동남아를 다루는 비중보다 딱히 낫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는 수준일텐데 말입니다. 전반적으로는.

언론들이 조장하고 국민들이 호응하여 만들어진 이런 맹목적인 선진국 해바라기성 경향은, 한국인들 전반에 걸쳐 폭넓게 형성되어 있고 포털이나 커뮤니티 댓글만 뒤져봐도 지겨울 정도로 보이는 두 가지 상반된 사고방식을 낳습니다. 다름 아닌, 자국(혹은 자국 문화, 혹은 자국의 뛰어난 기업이나 개인 등)에 대한 과소평가과대평가지요.
무엇을 반대하건 찬성하건 항상 그 기준은 선진국이 되며, 무슨 제도를 도입하거나 할 때 선진국이 먼저 했느냐 안 했느냐가 최우선 기준이 되고(...때로는 그 제도의 본질적인 실효성이나 적합성보다도 더욱 더), 그 기준에 미달될 경우에는 선진국도 저런데 우리가 감히 급의 과소평가가 판을 치고 어쩌다 그 기준을 멋지게 뛰어넘어 선진국 급에 도달했거나 뛰어넘은(혹은 뛰어넘었다고 간주되는) 기업이나 개인이 출현했을 경우 민망할 정도의 국가적 오버를 쏟아부으며 끝간 데 없는 과대평가를 연발하는 등의 부작용. 한국 특유의 내셔널리즘 저변과 결합한 이러한 집단의식은 대상에 대한 공정한 평가와 냉철한 접근을 막는 커다란 걸림돌이 됩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 같고.


여하튼,
아마 이나라 세계사교과서에도 실려 있을, 일본 19세기 개국기 후쿠자와 유키치가 붐을 일으킨 탈아입구(脫亞入毆)[각주:1]론을 보며 지들도 아시아인 주제에 유럽이 되자니 똘츄 아니야라고들 소시적 학생일 때 생각하셨을 분들도 많을텐데(저도 그 중 하나였음은 부연합니다만),
솔직히 우리가, 한국인이 스스로 아시아인이라고 생각한 적이 얼마나 있는지는 매우 의문.
물론 저부터도 그렇기 때문에, 저 역시 이러한 문제에서 자유로울 순 없습니다만.


미국이나 일본, 유럽을 잘 아는 사람은 숱하게 있는데다 크게 대우받아도(내가 미국을 좀 알거든이라는 말이 훌륭한 자찬이 되는 나라니까 말이죠. ...이건 그냥 개인적인 화제입니다만) 태국이나 인도네시아, 몽골 등을 아는 사람은 찾아보기가 극히 힘든 나라가 한국이니까요. 또 잘 알게끔 해주지도 않고.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한국은 미국, 일본, 요즘은 중국까지 정도의 누구나 들어서 알 나라가 아니면 사실상 관심조차 없는 나라일런지도 모릅니다.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동향은 어쩌다 그 나라에도 한류열풍이 불고 있댄다 식의 얘기 아니면 들어보기조차 힘들고, 그나마도 요즘은 이주노동자 같은 화제도 나오니까 좀 스펙트럼이 넓어졌다고 봐도 될까요. 사실 한국인이 아시아를 보는 시각은 이슬람을 보는 시각과도 매우 비슷해서, 잘 모르고 알 필요성도 못 느끼는데다 언론이 마음대로 색칠을 하니 왜곡도 심해지고 부정적인 느낌만 가득하며 우리와는 아무 상관없고 피해나 안 일으키면 되는 정도에 머무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솔직이 이런 현 상황에서, 한국이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게 아시아인으로 함께 돕고 단결하자고 외친다고 해도 일본이 그런 말하는 것과 전혀 느낌이 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라는 억측이 드는 건 저뿐일까요.



뭐, 쓸데없이 또 말이 길어졌는데
이 시점에서, 한 번쯤 자문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합니다.

과연 한국은 아시아의 일부인가,

혹은 나는 스스로가 아시아의 일부라고 기꺼이 생각하고 있는가라고.




 
  1. 옛 친구(舊友)에 얽매이지 말고 제국주의의 파란에 동참하여 중국, 조선 등 '아세아의 악우(惡友)를 사절할지라'라고 외쳤던 유명한 이론. '탈아론'이라고도 하죠. 뭐 관련된 얘기는 국내 웹만 찾아도 무수히 나오니 여기서는 생략. 이 논리는 이후 저 유명한 정한론과 결합해 을사늑약의 도화선이 됩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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